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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포커스] '트럼프 노믹스'의 첫번째 과제

마틴 루터 킹 데이 연휴 다음 날이던 지난 17일 세계 외환시장이 발칵 뒤집혔다. 오르기만 하던 달러화가 급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이날 주요 통화들에 대한 달러화 가치의 낙폭은 1.3%나 됐다. 한국 등으로 꼭 송금을 해야 할 일이 있었다면 전혀 예상치 못한 환차손을 본 셈이다.

'달러화 급락'의 원인은 트럼프 대통령(당시에는 당선인 신분)의 한마디 때문이었다. 그는 16일자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특유의 직설화법으로 "달러화가 너무 강하다"고 언급했다. 특히 중국의 위안화와 비교하며 "중국의 위안화 가치는 굴러떨어지는 바위처럼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기업들이 중국 기업들과 경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중국정부의 환율 개입이 미국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것을 비판한 것이다.

달러화 가치는 트럼프 당선 이후 고공행진을 거듭했었다. 지난해 11월 8일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2개월여 동안 주요 통화들과 비교해 무려 4%나 급등했다. 14년 만의 최고치까지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이 앞세운 '미국 우선주의'의 영향이었다. 하지만 이날 그의 한마디에 국제 외환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이날의 소동이 주목된 것은 앞으로의 예고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다. 외환시장에서는 트럼프의 발언을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였다. 시장은 예견된 것보다 돌발적인 상황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미국 대통령이 통화정책 주무 부처인 재무부와 연방준비제도(Fed)를 배제한 채 직접 달러화의 가치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예측하지 못한 사안이다. 이를 두고 한 외환거래전문가는 "(트럼프의 달러화 관련 언급이) 앞으로 어떤 정책들이 나올지 시장에 혼란만 더 키운 꼴"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트럼프 스타일'을 또 한번 세계에 보여준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을 앞두고 가장 많이 등장한 수식어가 불확실성이었다. 정치 경험이 전무한 대통령이라는 측면보다는 선거 과정과 그 이후의 언행 탓이 크다. 워낙 파격적인 정책을 제시하는 데다 자신에 대한 비판에는 거의 무조건적으로 반응했다. 그러다 보니 핵심 지지층은 열광했지만 대중적인 신뢰감은 얻지 못했다. 축하받아야 할 취임식 날 전국적으로 '대통령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시위가 벌어진 것도 이 때문이다.

그의 대선 구호는 '위대한 미국을 다시 만들겠다'는 것이었다. 여기서 '위대한 미국'이란 두말할 필요 없이 경제강국을 의미한다. 성공한 기업가 출신답게 경제분야는 자신있다는 의미로 이해된다. 제시된 정책도 기업과 서민 모두를 끌어안겠다는 의도다. 내부적으로는 법인세율 인하· 기업 규제완화 등의 친기업적 내용들이 있는가 하면 일자리 확대 등도 있다. 밖으로도 강력한 보호무역 정책을 통해 미국 기업들의 이익을 실현하겠다고 한다. '미국사회의 분열을 초래하고 있다'며 그의 정치적 노선에는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조차 경제에는 기대감을 갖는 이유다.

그러나 벌써 '트럼프노믹스(trumponomics)'의 일관성과 지속성에 의문을 갖는 경제전문가들이 많다. 그가 내세운 약속들이 언제,어떻게 달라질 지 모른다는 이유에서다. 한마디로 불확실성이 아직 걷히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경제에서 가장 우려하는 요소가 불확실성이다. 예측이 가능하지 않으면 불안심리가 작용하고, 불안하면 투자도 소비도 위축되기 마련이다. 새벽에 자신을 비판하는 사람에게 트윗을 날리는 대신 경제정책의 일관성과 신뢰를 얻기 위한 고민을 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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