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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업] 나와 총 한자루

정유석 정신과 전문의

토리 에이모스(Tori Amos.1963- )는 주로 영국에서 이름을 날리는 대중가수지만 실제로는 미국 출신이다. 어려서부터 음악에 놀라운 재능을 보여 2살때 피아노를 쳤다. 토리가 5살이 되었을 때 그녀는 한 번만 들어도 피아노로 치지 못하는 노래가 없었다. 그래서 5살에 존스 홉킨스 대학교에 속한 피바디 음악학교에 입학하는 기록을 세웠다.

학교에서 교수들이 그녀에게 악보 읽기를 가르쳤지만 그녀는 아랑곳 않고 자기 식대로 피아노를 쳤다. 10살 때 퇴학을 당했는데 일설에 의하면 당시 유행했던 존 레논의 노래를 피아노로 치다가 들켰기 때문이라고 한다. 1980년 그녀는 처음으로 'Baltimore'란 음반을 냈다. 이 노래로 인해 그녀는 볼티모어 시장으로부터 감사장을 받았다. 후에 그녀는 영국으로 갔고 영국 팬들은 그녀의 음악을 사랑했다. 내 놓는 음반마다 크게 성공했다.

토리는 21살 때 강간 당한 적이 있었다. 1984년 한 클럽에서 공연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자신의 팬이라는 남자를 차에 태워주었다. 그는 총기로 위협하면서 몇 시간에 걸쳐 토리를 강간하고 고문했다. 그녀는 7년간 수치와 모욕감으로 인한 고통을 숨기며 살았다.

우연히 1991년에 개봉된 영화 '탤마와 루이즈'를 극장에서 감상했다. 외진 아칸소 시골에 사는 웨이트리스와 가정 주부가 자기들 중 한 명을 강간하려는 남자를 총으로 쏴 죽인 후 1966년형 선더버드를 몰고 전국을 돌아다니며 활약하는 내용이었다. 이 영화는 그동안 숨긴 채 남몰래 아픔을 달래며 살아온 토리의 심금을 울렸다. 그녀는 즉석에서 '나와 총 한 자루(Me and a Gun)'란 노래를 지었다.



"지금은 금요일 새벽 5시 목요일 밤은 꼬박 새운 후 나는 아직도 깨어 차를 몰고 있지만 집에는 갈 수가 없다.

차의 방향을 바꾼다. 내가 어디 사는지 그들이 알게될 터이니까. 그리고 나는 살고 싶다. 개스를 탱크에 가득 채운 다음 감자 칩을 샀다. 나와 총 한 자루. 그런데 등뒤에 남자가 있었다. 그가 자기 바지의 단추를 풀자 내 입에선 '아니 저런 저런'이라는 비명이 터져나왔다. 웃음이 나겠지 그 때 내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알면. 나는 아직도 바르바도스 섬(카리비언해 휴양지)조차 가 본적이 없으니 나는 여기서 벗어나야만 하는데.

그래 몸 속에 빨간 작은 팬티를 입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내가 너 네 친구 네 아비 에드(Mr. Ed: 1960년대에 방영된 TV 시리즈에서 말을 할 줄 아는 말 그러니까 짐승이라는 욕설)에게 내 다리를 벌려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었지(중략). 무엇이 옳은 지 말해봐요. 프레드(아마 남자친구 이름인 듯)의 세빌 차에 엎드려 누운 것이 옳은 일 인지.

캐롤라이너를 알지 않아요. 비스킷 맛이 부드럽고 달콤한 곳.

이런 생각이 머리 속을 지나가고 있을 때 내 등에는 사내가 타고 올랐고 나는 차 바닥에 배를 대고 강제로 눕혀졌지.

이것은 명품 캐딜락이 아닌 게야. 나는 아직 바르바도스를 보지 못했어. 그러니 여기서 탈출해야 돼."

이 노래는 강간을 당하고도 발설하지 못하고 속으로 분노를 새겨온 많은 여성들의 마음을 감동시켰다. 기억하고 싶지 않은 자신의 상처를 들어내어 노래로 표현하는 그녀에게 강간 피해여성들은 동감하면서 깊은 상처까지 치유를 받았다. 이 때부터 토리 에이모스가 공연 할 때에는 항상 부르는 유명한 노래가 되었다. 올해도 그녀는 미주 투어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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