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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진단] 트럼프의 사람들

차 주 범 / 민권센터 선임컨설턴트

트럼프가 취임했다. 바로 다음날 미 전국이 들썩였다. 수도 워싱턴DC와 모든 주에서 일제히 여성 행진이 펼쳐졌다. 수백만의 여성들이 참여했고 남성들까지 가세했다. 그들은 트럼프의 반여성, 반소수자, 반이민 언행을 격렬하게 성토했다.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대규모의 항의 집회가 벌어졌다. 미국 역사상 전무후무한 일인 듯 싶다. 트럼프가 마구 퍼트린 혐오 발언들이 부메랑이 되어 그를 향한다.
트럼프는 캐릭터가 워낙 강렬해 이목을 집중시킨다. 더구나 대통령은 행정부의 수장이다. 그래도 미국은 ‘제왕적 대통령’의 폐해가 덜한 편이다. 행정 체계에 의한 국정 운영이 정착되어 있다. 각 부처 책임자들도 상당한 권한을 행사한다. 이 점이 트럼프뿐 아니라 주요 보직 인사들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이민자에겐 이민 정책과 연관된 인물들이 중요하다. 그들이 그간 보여줬던 태도에서 대략의 향후 행보가 짐작된다. 결론부터 말하면 염려가 된다.
일단 트럼프의 러닝 메이트인 마이크 펜스 부통령부터 문제다. 펜스는 하원의원으로 재직할 때 일관된 입장을 선보였다. 2006년엔 서류미비자의 ‘자진출국(self-deport)’을 명시한 이민법 개정안을 상정했다. 반이민 단체인 FAIR가 그의 의정활동 등급을 반이민 100%로 분류했을 정도다. 인디애나 주지사로선 제2차 오바마 행정명령을 반대하는 텍사스 주지사가 이끈 법률 소송을 찬성했다. 그 행정명령은 DACA의 확대와 DAPA(부모추방유예)의 실행이 주 내용이었다.
법무부 장관에 지명된 제프 세션스는 위험천만한 인물이다. 세션스는 제일 먼저 트럼프를 지지한 상원의원이다. 그는 가장 보수적인 성향의 상원의원으로 손꼽힌다. 20년 상원의원 경력 동안 이민자 공격에 매진했다. 전문직 취업비자 축소, 국경 장벽 설치를 명시한 법안을 지지했다. 모든 이민개혁 법안엔 앞장서 반대했다.
법무부는 이민법을 포함한 행정부의 법률 적용과 유권 해석에 있어 핵심 기관이다. 여기서 법무부 장관은 상당한 권한을 행사한다. 이민법원에 새로운 규정을 도입하거나 이민 행정을 법률적으로 검토해 영향력을 행사한다. 게다가 지역 경찰과 연방 이민단속국의 관계 설정에도 관여한다. 오바마 행정부에선 법무부가 법률 대리 주체로 행정명령 무효 소송에서 확대 DACA와 DAPA를 보호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지향과 세션스의 성향은 정반대의 행보를 예고한다. 법무부가 이민자의 권리를 억압하는 나쁜 기관으로 기능할 우려가 크다.
국토안보부는 산하에 이민업무국와 이민세관단속국 등을 두고 이민 행정 전반을 관장하는 대표 기관이다. 존 켈리 국토안보부 장관 후보의 면모는 앞으로 두고봐야 한다. 이민정책과 관련된 언행에서 특별한 기록이 없다. 그는 퇴역 장성으로 군부에서만 경력의 전부를 보냈다. 그가 국토안보부 장관으로 발탁된 이유는 트럼프의 남부 국경 수비 강화 의지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켈리는 캐러비언 해역과 중남미가 활동 무대인 미 남부군의 사령관을 역임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출범을 준비한 인수위원회에도 반이민 성향의 인사가 있었다. 그의 이름은 크리스 코베치로 인수위원회에서 이민 정책 분야 고문이었다. 그는 이민을 배척하는 활동을 하는 법률 단체의 수석변호사로 활동하며 주차원의 각종 반이민법의 법조문을 작성한 당사자다. 무차별 이민단속이 주 내용인 그 유명한 애리조나 반이민법(SB 1070)이 그의 대표작이다.
백악관 최고위급 전략가로 임명된 스티브 배넌은 인종주의자로 악명높은 인물이다. 그는 극우 성향의 웹사이트 매체를 운영하며 유색인종과 여성 등을 대상으로 무차별 공격을 감행했다.


이와 같이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정책 담당자들은 거의 다 반이민 성향이다. 그들은 앞으로 미국 역사의 시계를 거꾸로 돌리려고 시도할 것이다. 다인종이 통합하고 조화로운 사회를 이루는 흐름에 역행하는 시도를 할 것이다. 이민자 커뮤니티는 커다란 도전에 직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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