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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땅이 약속의 땅으로 대변신

'아시아의 빌 게이츠' 신화 스티브 김
스티븐슨 랜치 골프장 완전히 바꿔나
400만 달러 리노베이션 11일 재개장
주변에서 모두 말렸지만 강행
위기를 기회로 보는 경영 방식
한인 골퍼에 사랑받는 곳 목표


골프는 기업 경영과 비슷하다. 특히 의사결정 과정이 매우 유사하다. 한국의 한 경영인은 "일반적으로 경영할 때 거시적인 것도 봐야 하지만 미시적인 것도 놓칠 수 없다. 비유적으로 망원경과 현미경 이 두 가지를 모두 잘 사용해야 한다고 한다. 의사결정 과정을 골프에 대입해 보면 드라이버는 큰 방향을 결정할 때 사용하고 아이언은 중간 점검 및 실천을 할 때 그리고 퍼터는 정교하고 세밀한 결정을 할 때 쓰이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칼럼에서 밝히기도 했다.

골프는 인생에도 자주 비유된다. 마음 먹은 대로 되지 않는 점 변수가 많은 점 때문이다. 아무리 계획을 세워도 생각지도 못한 요소가 방향을 바꿔 놓는다. 따라서 구력이 어느 정도 있는 골퍼들은 일희일비하지 않고 멀리 길게 보며 한 한 타에 집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후배들에게 조언한다.

'아시아의 빌 게이츠' '2조원의 신화(또는 20억 달러 신화)'로 유명한 스티브 김(67.한국명 김윤종.사진) 전 자일랜 대표에게는 골프와 기업 경영과 인생이 일심동체다. 현재 꿈.희망.미래 재단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남가주에 골프장까지 소유한 골프광이다.



2005년 한인 부동산 거부 제이미슨 프로퍼티스의 데이비드 리 대표와 함께 로빈슨 랜치 골프클럽을 인수했다.

샌타클라리타의 앤젤레스 국유림에 자리 잡은 이 골프장은 한인들과도 친숙한 곳이다. 마운틴 코스 18홀(파71.6508야드)과 밸리 코스 18홀(파72.6903야드) 등 모두 36홀로 구성되어 있다. 자연 지형을 그대로 살렸고 거대한 참나무가 빼곡히 들어서 있는 환경친화적 코스로 유명하다.

하지만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손만 댔다 하면 모두 황금으로 변하게 하던 무패 성공신화에 큰 위기가 닥쳤다. 어려움 없이 운영되던 골프장에 자연재해가 닥쳤다. 극심한 가뭄이 이어진 것이다.

물이 반드시 필요한데 충분한 급수가 이뤄지지 않았다. 정부의 급수 제한 조치로 아무리 돈이 많아도 급수할 방법이 없었다. 골프장은 황폐해져 갔다. 대책을 마련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여기서 무패 성공신화를 만들어 온 주인공은 승부수를 띄운다. 대부분의 사업가가 생각하는 일반 상식과는 정반대 방향으로 결정한다. 지난해 6월 말 공동소유주였던 데이비드 리로부터 지분을 인수하고 독립소유주가 된다. 그리고 36홀 골프코스 가운데 마운틴 코스를 문닫고 밸리 코스에 대한 새 단장에 들어갔다. 잔디에 공급할 물도 어떻게 하면 최대로 절약할 수 있을지 꼼꼼한 분석에 들어가 방법을 찾아냈다. 또 주 고객층인 한인사회를 대상으로 본격적인 마케팅도 시작했다.

그러나 옛말에 '좋은 일에는 마가 낀다'는 말처럼 골프장 운영이 이제 다시 정상궤도를 찾을 것 같던 순간 이 지역에 대형산불이 발생한다. 7월의 일이다. 골프장 일부도 산불 피해를 입었다. 한여름 밤의 축제가 아니라 재앙이었고 설상가상이었다. 하지만 그의 삶에 중도포기란 어울리지 않았다. 오히려 '위기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인생 새옹지마라고 했는데 다들 안됐다고 연민 어린 눈으로 지금의 상황을 바라보지만 나중에 기쁨으로 바뀔 수 있으며 꼭 그렇게 만들어야겠다는 각오가 굳건해졌다. 이번 기회에 아예 대대적인 리노베이션을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지난 6개월 동안 400만 달러 이상을 들여 50만 스퀘어피트 면적에 잔디를 새로 깔고 300명 규모의 클럽하우스는 물론 조경도 훨씬 사용자 친화적으로 바꿨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했던가. 재개장을 앞둔 올 겨울 남가주에 유례없는 비가 내렸다. 골프장 옆에 있는 호수는 차올랐고 물기 머금은 잔디는 파릇파릇하다. 더 이상의 가뭄 걱정은 없어졌다. 이제는 새로운 모습으로 아름답게 변한 골프장을 많은 한인들이 이용해주기만 하면 된다. 위기의 땅이 젖과 꿀이 흐르는 약속의 땅으로 변하는 것은 시간문제인 듯하다.

"극심한 가뭄에 대형 산불 그리고 최근에는 홍수까지 인간으로서는 손 쓸 수 없는 영역에서 장애물이 계속 나타나 힘들었지만 결국 다 이겨냈습니다. 한인 골퍼들이 와 보시면 '와~아!'하는 감탄이 절로 나올 것으로 확신합니다."

스티브 김 이사장은 "예전에 사업하면서 돈을 벌만큼 벌었고 그 이후에는 돈을 벌려고 아등바등하지 않았다"면서 "골프장 운영도 마찬가지로 돈을 벌 목적이 아니라 골프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다른 골퍼들도 함께 아름답고 좋은 것을 나눴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옆에 함께 자리하고 있던 그의 아내가 한마디 거든다. "주변에서 다 말렸는데도 골프장 리노베이션을 해야 된다고 하셨어요. 워낙 성품이 돈이든 기능이든 제대로 쓰여야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계시고 이게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문제점을 찾아 바로 잡으려고 하시거든요."

스티브 김 이사장은 작년 여름에 낸 그의 두 번째 저서 '드림 데이트'에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뜻밖의 어려움에 처하거나 예상치 못 한 실패를 하더라도 그것이 후에 어떤 기회가 될지 알 수 없다. 그러므로 그 상황에 좌절하고 실의에 빠지기보다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돌파구를 찾아 나가야 한다. 그러다 보면 전혀 예측하지 못한 뜻밖의 성공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스티브 김의 불패신화는 진행형이다. 스티븐슨 랜치 골프코스는 오는 11일 재개장한다.

▶ROBINSON RANCH GOLF CLUB(http://www.rr-golf.com/): 27734 Sand Canyon Road Santa Clarita CA 91387 전화 (661) 252-8484.


김병일 기자 kim.byongi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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