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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설레지 않는 물건 버릴래"

오수연/사회부 차장

정신을 못 차릴 만큼 핫한 이슈들이 한국과 미국에서 연일 터진다. 아침에 눈을 떠 인터넷에 들어가면 상상도 못했던 최순실 관련 또 다른 소식들이 쏟아져 나와있고 점심을 먹고나면 트럼프 대통령이 내놓은 입이 쩍 벌어질 만한 새로운 행정명령들이 발표되어 뉴스 메인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다.

연일 드라마의 클라이맥스를 보듯 위태하고 가슴이 답답하다. 하지만 그 세상을 뒤로 하고 우리는 우선 일상을 살아간다. 대형 사건들과 비교하면 좀 많이 소소해 보이는 평범한 일상속에서다. 트래픽을 뚫고 출근을 하고 하루 종일 종종거리며 쌓인 일들을 처리하고 잠시 짬을 내 페이스북에 들어가 친구들의 일상을 살피고 조금은 지친 발걸음으로 마켓에서 장을 보고, 밀린 세탁물을 돌리고 노곤한 몸을 침대에 누인다.

벌써 2017년의 한 달 하고도 나흘이 그렇게 지나갔다.

누구나처럼 올 초, 한해 계획과 목표를 세웠다. 그렇게 세웠던 계획 중 하나가 요즘 유행처럼 많은 이들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비움'이다. 옷장에 차고 넘치는 옷들, 쓰지 않아 수북이 먼지가 쌓여 있는 낡은 가방, 어딘가에서 받아온 기념품들과, 이제 더 이상 듣지 않는 음악 CD들 그리고 이리저리 뒹굴어 다니는 USB 메모리카드까지. 너무 많아서 너무 낡아서, 너무 유행이 지나서 하지만 혹시나 다시 유행이 돌아올까, 다시 필요하지 않을까, 다시 좋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꼭 쥐고 못 내려놓고 있던 물건들이다.



부끄럽지만 방을 정리하다 보니 10년 전 유행했던 나팔 청바지에 한 20년은 족히 되어 보이는 통바지도 찾았다. 때론 유행이 다시 돌아왔다면 옷장 속에 묵혀 뒀던 옷을 꺼내 입을 때도 있지만 사실 이런 경우는 10%도 되지 않는다. 나머지 90%는 그 반대다. 쓸데없는 소유욕 때문에 옷장에 채워져 있을 뿐이다.

그런데 이렇게 결심을 하고도 여전히 버리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 그래서 이리저리 인터넷을 뒤지고 책들을 들춰 보며 비움과 정리에 대한 노하우를 찾아다녀 보기도 했다. 그 중 책 '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에서는 죽어도 못 버리는 사람들을 위한 버리기 원칙을 소개했는데 꽤 공감이 가는 내용이 많다. 간단하게 소개하면 '설레지 않는 물건은 과감히 버려라' '버릴 물건을 가족에게 보이지 마라' '제 역할이 끝난 물건은 과감히 버려라' '내가 쓰지 않는 물건을 가족에게 주지 마라' 등. 그렇게 느리지만 배워가며 비움에 대한 올해 계획을 실천하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하루하루를 살아가야 한다. 주저리주저리 얘기했지만 얘기하고 싶은 건 하나다. 이때쯤 되며 잊히고 마는 한해의 계획들을 위해서다.

아무리 세상이 시끄러워도 우리의 하루는 멈추지 않는다. 그리고 오늘은 2017년의 365일 중 35일째일 뿐이다. 벌써 한해 목표를 계획을 잊었다면 벌써 포기했다면 아직도 우리에게 남은 330일을 위해 이때쯤 다시 한번 계획을 재점검해보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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