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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생들의 봉사활동 현장] 사랑·나눔·행복 배우는 시간 갖는다

하버드 등 아이비리그를 포함한 명문 대학들의 최근 대입 트렌드를 보면 지원자들의 학업 성적 외에 주요 평가 항목으로 봉사활동 기록을 꼽는다. 지원자의 생각과 비전을 볼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게 그 이유다. 때문에 고등학교에 진학하면 대입 지원서를 빛낼 수 있는 봉사활동을 많이 찾아다니게 된다. 한인 커뮤니티에서도 고교생들에게 남다른 자원봉사 기회를 제공하는 곳이 있다. 바로 남가주밀알선교단 사랑의교실과 어바인한국학교다. 사랑의교실은 특수장애를 갖고 있는 학생들을 돕는 봉사활동 기회를, 어바인한국학교는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들을 돕는 보조교사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사랑의교실은 지금까지 거쳐간 고교생 자원봉사자만 3000여명이 넘을 정도다. 한인 고교생들이 뛰고 있는 자원봉사 현장을 찾아가봤다.

장연화 기자

"봉사자 중 명문대 진학생 많아요"
남가주밀알선교단 사랑의교실 자원봉사
매주 토요일 6시간 봉사
워크숍 통해 사전 교육
연말 대통령봉사상 수여


지난달 28일 오전 충현선교교회 2층.



"여러분이 담당하는 학생 '버디(buddy·단짝이라는 뜻)'가 부모님과 함께 교실에 왔어요. 누가 먼저 인사를 해야 하나요?" 뒤쪽에 모여 앉아있던 남학생들이 손을 번쩍 들고 웃으며 대답한다. "우리들이죠!"

이들은 2월부터 남가주밀알선교단 산하 사랑의교실에서 활동하는 자원봉사자들이다. 150여명의 남녀 학생들은 이날 1시간 가까이 진행된 특수아동과 관련된 교육을 꼼짝도 않고 들었다. 이날 교육 내용에는 이들이 버디에게 사용하는 대화법, 행동, 만일의 상황을 대비한 안전수칙 외에도 복장과 지각 또는 결석 규정까지 꼼꼼했다. 그외에도 오후에는 협동심을 키우는 게임을 하며 친목을 다졌다.

사랑의교실은 발달장애 및 자폐 학생들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토요학교다. 오렌지카운티에서 시작해 지금은 LA와 이스트LA, 어바인, 토런스 5개 지역에서 운영하고 있다. 사랑의교실은 고등학생 봉사자들에게 워크숍을 통해 필요한 교육을 제공한다. 중간에 참여하는 자원봉사자들도 2개월마다 한번씩 별도로 트레이닝을 시킨다. 이날 참석한 학생들도 워크숍을 마치면 각 지역에 배치돼 교사를 도와 매주 6시간씩 최소 6개월동안 봉사하게 된다.

봉사활동으로 사랑의교실을 선택하는 학생들의 이유는 다양하다. 특수교육 교사가 되고 싶어 찾아온 학생도 있고 부모님의 권유를 받아서, 또는 친구를 따라온 오는 학생들도 있다.

알렉산더 류 사랑의교실 총디렉터는 "많은 학생들이 이곳에 온 후에 봉사의 의미를 배우고 미래를 설계했다고 말한다"며 "특수아동을 돕는 일인 만큼 쉽지 않은데 6개월만 하겠다고 왔다가 1~3년까지 봉사기간을 연장하고 또 좋은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들을 보면 기쁘고 대견하다"고 말했다.

☞ 참가하는 법: 현재 사랑의교실은 14세 이상의 고등학교 9년생부터 자원봉사자로 받고 있다. 봉사 시간은 매주 토요일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3시30분까지이며, 최소 6개월동안 참여해야 한다. 연말에는 봉사활동 시간을 집계해 대통령봉사상을 수여한다. 지원서를 작성해 제출하면 거주지역 인근 사랑의교실이나 자원봉사자가 필요한 지역에 배치된다.

▶문의: (657)400-9570

"한국어 중요성 가르치는 게 1순위"
어바인한국학교 보조교사

떠드는 아이 조용히 시키고
정체성 가르치는 봉사 기회
교사 도와 함께 수업 준비


어바인한국학교(교장 신영숙)에서 보조교사로 활동하는 고등학생들은 20명. 이들은 매주 토요일 오전 9시부터 12시까지 우드브리지고교에서 운영되는 한국어 수업이 시작되기 30분 전에 모여 수업을 준비한다. 수업시간에는 저학년반 한국어 수업에 배치돼 학생들의 한국어 읽고 쓰기를 도와주거나 교사가 준비해 온 자료를 나눠주며 수업 진행을 보조한다.

학생들이 모두 떠나고 난 후에도 이들의 할 일은 많다. 교실을 정리하거나 1층의 교실 한 곳에 모여 그날 있었던 일들을 공유하기도 하고 학교에서 준비하는 이벤트 진행 사항을 점검하기도 한다.

어바인한국학교에서 보조교사 봉사활동을 본격적으로 제공한 건 신영숙 교장이 부임한 4년 전부터. 신 교장은 그동안 조금씩 활동하던 보조교사 역할과 봉사활동 기회를 넓혔다.

보조교사들이 가장 힘든 점으로 꼽는 건 한국어를 읽고 쓰도록 가르치는 게 아니다.

이채민(벡맨고교 10학년)양과 홍승건(우드브리지고교 10학년)군은 "수업시간에 떠드는 아이들을 조용히 있게 만드는게 가장 힘들다"고 전했다.

특히 한국어 교육에 재미를 못 느끼는 어린 후배들에게 도전정신을 심어주는 일도 힘들다.

2살과 이민왔다는 최성규(노스우드고교 12학년)군은 "어릴 때 부모님이 한국어 학교를 보냈지만 한국어 교육의 중요성을 알지도 못했고 공부도 열심히 안해 한국어를 제대로 못한다"고 말했다.

최군은 이어 "지나고 보니 그때 배우지 않은 게 후회된다"며 "나처럼 한국어를 못해 답답해하는 학생들이 없었으면 해서 자원했다"고 말했다.

황재하(노스우드고교 12학년) 군도 "1살 때 이민왔는데 지금 아이들을 보면 옛날의 내 모습을 보는 것 같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열심히 한국어를 공부하라고, 필요성을 알려주려 한다"고 덧붙였다.

보조교사로 활동한 지 2주가 됐다는 김민성(어바인고교 9학년) 군도 비슷한 이유로 이곳을 찾았다. "사촌이 한인이지만 한국말을 잘 못한다. 그러다보니 가족들간에 대화하기가 힘들다"며 "다른 한인 학생들과 가정들은 이런 일을 경험하지 않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에 보조교사를 신청했다"고 덧붙였다.

신영숙 어바인한국학교는 "학생들이 보조교사로 활동하면서 한국어 교육의 필요성을 더 깨닫는 것 같다"며 "봉사활동의 기회도 주면서 학생 스스로 정체성을 깨닫고 한국어 교육의 필요성을 실감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이채린(노스우드고교 12학년) 보조교사 팀장은 "아이들을 사랑하고 한국어 교육의 필요성을 깨닫게 되면 보조교사로 자원봉사를 하지 않을 수 없다"며 "한국어를 배워서 받게 될 장점을 학생들이 모두 알았으면 좋겠다. 또 그런 학생들이 많이 나오도록 가르치겠다"고 강조했다.

☞ 참가하는 법: 어바인한국학교에 재학중인 고등학생들과 SAT 한국어 시험에서 만점을 받은 학생에게 우선권을 부여해 보조교사 자격을 준다. 봉사시간은 매주 토요일 오전 8시30분~오후 12시30분까지 4시간이며, 1년동안 100시간을 채우면 대통령 봉사상을 추천해 수여한다.

▶문의: (714)606-5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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