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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업] 권력은 경이롭다

이기희 윈드화랑 대표

'기쁘거나 유쾌한'의 영어가 delightful이다. 즐거운 일이 생겨 살 맛나거나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기분좋을 때 이 표현을 쓴다. '째지게 좋다'의 '째지다'는 '찢어지다'의 준말로 속어로 '기분이 매우 좋다'는 뜻이다. '권력은 부패한다. 완전한 권력은 완전히 부패한다'의 '부패한다'를 경이롭다(delightful)로 바꾸면 '권력은 경이롭다. 완전한 권력은 완전하게 경이롭다'가 된다. 쉽게 옮기면 '권력은 좋다. 완전한 권력은 째지게 좋다'정도가 되지 않을까.

남을 복종시키고 지배할 수 있는 공인된 권리와 힘이 권력이다. 권력의 속성은 힘과 권위 세력과 영향력이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은 시대를 뛰어넘는 고전이다. 그가 살았던 시대는 교황중심의 중세 질서가 무너지고 근대국가들이 틀을 갖추기 시작할 무렵이다. 군소국가들간의 대립 외세의 침략 등 어려운 시대적 상황에서 풍전등화같은 조국 피렌체를 구해 줄 강력한 군주의 등장을 그는 동경했다. "나는 내 영혼보다 조국 피렌체를 더 사랑했다"라고 고백한 르네상스 시대의 위대한 정치가요 사상가인 그는 정치를 '가능성의 기술'로 정의했다.

국가의 역량과 주변환경을 고려해 공동체가 생존하고 번영해 나아갈 수 있는 길을 끊임없이 탐구하는 과정을 그는 정치라고 설명한다. 권력을 가진 자가 오만과 편견에서 벗어나면 그 열린 가능성을 가능하게 하는 혜안이 생긴다. 정치판에 눈 먼 사람권력을 추종하는 사람권력을 얻기위해 투쟁하는 사람들이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오만이다. 오만방자한 자는 타인의 말에 귀기울이지 못하니 민중의 마음을 헤아릴 리 만무하다.



1860년 5월18일 무명 변호사였던 에이브러햄 링컨이 공화당 대통령 후보가 되리라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미약한 정치세력에 정치자금도 없는 링컨이 쟁쟁한 라이벌을 재치고 승리한 이유는 남다른 포용력 때문이다. 선거에서 두 번 낙선한 뒤에도 과거의 적과 우정을 맺으며 링컨은 보수주의자로 부터 극단적 급진주의자까지 수용하는 폭넓은 포용력을 발휘했다.

서민과 함께 생활하며 민심의 동향을 정확하게 읽고 판단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며 적절하고 신중한 언어사용으로 중도주의적 입장을 일관성있게 폈기때문에 이미지 개선을 위해 말바꾸기에 전념하는 다른 경쟁자들을 물리칠 수 있었다.

분열을 단합으로분쟁을 화해로 이끌어 낸 그의 포용력에 찬사를 보내며 역사는 링컨을 미국 역사상 가장 존경받는 대통령으로 기록하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용이 되기위해 12명의 이무기(?)들이 펼치는 선거전을 바라보는 민심은 찬 밥을 물에 말아 먹을 때보다 더 냉냉하다. 선두주자인 후보는 '좋은 대통령'이 되겠다지만 위장전입과 자녀위장 취업으로 '좋은 대통령'이 될 지 모르겠다.

중간에 끼어들어 '머슴 대통령'이 되겠다며 몸을 낮추는 후보도 '민주국가에서 대통령은 국민의 충복이다'라고 교과서에 나오는 말을 3수 때나 깨달았으니 한심하기 그지없다. '착한 대통령'이 되겠다는 후보도 군신(?)간의 신의를 저버렸으니 배신자를 착하다고 믿는 것도 한계가 있다.

투표권도 없는 출가외인 주제에 왠 호들갑이냐고 묻겠지만 친정이 시끄러우면 시집가도 밤 잠 설치기 마련이다. 정치는 몰라도 이 참에 한마디 한다면 '대통령이 되기 전에 인간이 되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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