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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 진단] 대선 후보 정견발표회 참관기

김용호 민족학교 이민자 권익 간사

내년 1월3일은 아이오와주 코커스(Caucus)가 열리는 날이다. 코커스는 일반 당원들이 경선 비밀 투표 대신 후보들의 유세 속에서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를 정해 그 후보 주변으로 모여 과반수를 차지한 후보에게 아이오와주의 지지표를 주게 되며 과반수가 성립하지 않을 경우 바로 2차 3차 지지 변경이 가능한 독특한 제도이다.

아이오와 코커스는 선거 시즌 중 가장 먼저 열리는 경선 행사로 선두를 달리는 후보에게 표가 쏠리는 현상 덕분에 지난 30년간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이긴 후보가 70%의 확률로 본선에 진출해왔기 때문에 그 만큼 후보들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지역이다.

이민개혁과 의료보험 등 굵직한 이슈들이 주요 의제로 등장하는 이번 대선은 그만큼 한인 및 소수민족에게 끼치는 영향이 막대하다.

전국의 이민자 단체 및 민권 여성 환경 단체들은 대선을 겨냥하여 아이오와 코커스를 한 달 앞둔 절묘한 시점인 12월1일 대선후보 포럼을 개최하여 후보들이 언급을 꺼리는 각종 현안에 대해 확실한 대답을 요구했다.



민족학교 및 미주한인 봉사교육단체 협의회 소속 시카고 및 뉴욕 가입 단체는 전국에서 아태계 및 한인 49명을 모아 시카고에 집결시킨 뒤 6시간이나 버스를 타고 아이오와주로 향했다.

행사를 몇 시간 앞두고 폭설이 내리기 시작해 참가자들이 탑승한 버스가 늦어졌다. 뉴욕 참가자가 한마디 던졌다. "우리 아이오와 가지 말고 여기 휴게소에서 해! 힐러리는 내가 전화해서 오라고 할께." 한바탕 폭소가 터져나왔다.

모든 참가자들이 늦는 바람에 행사는 1시간 연기되었지만 참가 열기는 식지 않아 4000명이 행사장을 가득 메웠다. 각 민족 각 커뮤니티를 대표한 발제자들이 나서서 차례로 주요 이슈들을 제시했다. "(대통령)취임 후 곧바로 이민개혁에 착수하겠다고 약속하겠는가?" "저소득층을 포함하여 모든 이들에 대한 국민의료보험제도를 도입하겠는가?"

후보들은 때론 열정적으로 때론 진지하게 대화에 임했으며 답변 내용은 긍정적이었다. 클린턴 후보가 "이민개혁을 의회가 통과시키면 서명하겠다"는 소극적인 답변을 내놓자 참가자들은 즉각 거센 야유를 보냈다.

이 후 답변에 나선 도드 및 오바마 후보는 분위기에 압도되어서인지 이민개혁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후보들이 답변한 내용이 진심일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수천 명의 참가자 그리고 그 중 아이오와 주민 3000명의 결집이라는 현실을 어느 후보도 무시할 수 없어 민감한 이슈들이 제시되는 불편한 자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불참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유권자의 억센 팔이 민주당의 선거 전략인 '논란이 되는 이슈 건드리지 말기'라는 손목을 비튼 것이다. 미국 대통령 선거라는 것은 어찌 보면 너무나 큰 규모라 개개인이 건드리지 못하는 것 같아도 각계 각층이 힘을 합치면 의미 있는 변화를 이루어 낼 수 있다.

이번 대선후보 포럼에 참가한 아이오와 주민들은 코커스 날짜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대선후보포럼에서 발언한 내용을 우습게 보는 후보는 코커스에서 큰 코를 다칠 것이다.

우리 코리안 아메리칸 커뮤니티는 앞으로 4년 동안 우리의 삶에 영향을 미칠 선거 그리고 후세들에게 올바른 미래를 물려 주기 위한 사회 참여에 얼마나 관심을 갖고 준비가 되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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