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 상식] 여성과 혈액 문제(빈혈)-⑤

빈혈(anemia)이란 말초혈액 중 헤모글로빈 농도가 남성 13, 여성 12(임산부11) g/dL 이하를 말한다.

빈혈의 양방적 분류는 약 4가지다. ①다량 출혈이 짧은 시간에 생겨 나타나는 출혈성(hemorrhagic)빈혈 ②철 결핍성(iron deficiency)빈혈 ③골수와 말초혈액에 DNA 합성이 제대로 안 되어 세포가 거대화되는 거대적 아구성(megaloblastic)빈혈 ④골수(bone marrow)가 정상적으로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재생불량성 (aplastic)빈혈이다.

전통 한의학에서는 콩팥(신장)의 신정(腎精)이 고갈되면 골수 불충분으로 콩팥의 신양(腎陽)이 부족해진다. 이것은 결국 타 장기를 따뜻하게 자양시키지 못해 음식의 곡기를 필요한 성분으로 변환시키는 비장의 기능을 약하게 한다. 또한, 볼륨 컨트롤(volume control)을 위해 피를 저장(간장혈)하는 간의 기능도 약해진다.

그래서 장부변증은 3가지로 분류된다. 기혈양휴(氣血兩虧), 비신양허(脾腎陽虛: 명문화쇠(命門火衰)), 간신음허(肝腎陰虛)로 나뉜다. 첫째, 기혈 양휴란 기혈 두 가지가 모두 부족한 것이다. 증상은 안색이 누렇고, 어지러움과 가슴 두근거림, 호흡이 빠르고 피곤하다. 치료법은 기혈을 보충하는 것이다.

둘째, 비신양허(명문화쇠)는 골수를 주관하는 콩팥의 기능이 쇠퇴함과 동시에 비장의 잡아주는 기능이 부족한 것이다. 증상은 목소리에 힘이 없고, 추위를 타며 손발이 차고, 식은땀을 흘리며, 허리가 아프고, 월경도 불규칙하다. 치료법은 비장을 강건하게 하고 차가워진 콩팥의 기운을 덥히는 건비온신(健脾溫腎)의 치법을 쓴다.

셋째, 간신음허란 간의 피를 저장하는 기능과 콩팥(신장)의 음 부족(신음허)이다. 수분대사가 제대로 되지 않는 것인데, 증상은 양쪽 뺨만 붉게 되는 홍조가 있고, 어지러우며 인후가 건조하고 밤에 땀이 나며, 상부 쪽이 더운 느낌의 상열감, 불면, 요통 등이다. 치료법은 음(陰)을 보충해서 수분대사가 잘되도록 콩팥의 기운을 향상하는 치법을 쓴다.

녹용은 빈혈의 치료 특히 소아 빈혈에 우수한 효과가 있어서 흔히 사용된다. 그러나 갱년기 이후 음허가 심할 때 녹용은 열이 올라 가슴을 답답하고 덥게 하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므로 전문가의 진단을 받아 사용해야 한다.

진액이 워낙 부족하면 칼슘 복용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음허가 심하지만, 호르몬 주사를 피하고 싶은 경우 녹용보다는 녹각이 가격도 더 저렴하고 좋다. 가정에서는 녹각 1근에 물 20사발을 넣고 묵처럼 엉길 때까지 푹 고아 아침저녁으로 한 숟가락씩 먹으면 칼슘의 흡수율이 높아지고 갱년기 장애와 골다공증에 큰 도움이 된다.

검은 참깨, 검은 콩, 호두, 잦을 함께 복용하면 부족해진 진액 보충을 촉진할 수 있다. 병이 오래돼 허약하며 신경쇠약과 비위 허약으로 묽은 변이 있는 경우는 녹각도 안 맞을 수 있다. 이 때는 교질을 제외한 녹각상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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귄진열/혜민 한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