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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트럼프가 청소년 꿈 꺾지 말아야
박낙희/OC총국 취재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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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중앙일보]    발행 2017/02/17 미주판 9면    기사입력 2017/02/16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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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정책 관련 기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대선 캠페인에서 줄곧 불체자 추방을 공약으로 내세웠던 트럼프는 당선과 함께 공약 실천에 전력을 쏟고 있는 듯하다. 실제로 트럼프의 반이민 행정명령 이후 연방이민당국이 지난주 일부 대도시에서 대대적인 불체자 단속에 나서 1000명이 넘게 체포되기도 했다.

이 같은 트럼프의 행보에 대해 21개 주정부들이 반이민 행정명령 집행정지를 위한 소송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텍사스주가 지난 15일 '테러에 맞선 합당한 안보결정'이라는 이유를 들어 주정부 가운데 처음으로 트럼프의 반이민 행정명령을 공개적으로 옹호하고 나섰다.

반면 소수계와 이민자권익단체들은 이민자 단속에 항의하는 시위를 펼치는 한편 커뮤니티간 연대를 통해 이민단속에 적극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면서 영주권자들에까지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한인 1만8000여 명을 포함해 미국 전역에서 75만여 명이 수혜를 받고 있는 불체청소년추방유예(DACA) 프로그램의 존폐여부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오렌지카운티의 캘스테이트풀러턴대학(CSUF)에만도 서류미비학생들이 8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DACA는 지난 2012년 당시 오바마 대통령이 시행한 행정명령으로 16세 미만에 부모와 함께 밀입국한 청소년들에게 한시적으로 추방유예와 소셜번호, 운전면허증, 노동허가증 등을 발급해 줘 2년간 합법적으로 취업 및 거주가 가능하도록 하는 이민규정이다.

11살 때 홀로 조기유학을 왔다가 불체신분이 돼 18세였던 지난 2012년부터 샌타애나 공원에서 노숙하던 중 코리안복지센터의 도움으로 DACA수혜를 받게 된 한인 이(23)모씨는 운전면허증 발급과 메디캘 혜택은 물론 칼리지에서 연극을 전공하면서 파트타임 일까지 하며 희망의 싹을 키우고 있다.

하지만 DACA프로그램이 폐지될 경우 수혜자들의 노동허가증 연장은 물론 신규 신청이 불가능하게 돼 합법적인 경제활동을 통한 소득을 얻을 수 없어 학업은커녕 기본 생활조차 어려워지게 된다. 결국 수혜자는 물론 이들에게 의지하고 있는 부양 가족들까지 약 100만 명 이상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가까운 시일내에 DACA 문제를 다루겠다고 밝힌 가운데 최근 불체학생을 보호하는 대학에 대해 연방정부의 지원금을 중단한다는 내용의 법안까지 상정됐다. 또한 지난주에는 시애틀에서DACA수혜자가 처음으로 체포돼 부당하게 구금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서류미비학생들에 가해지는 압박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가중되고 있다.

케이스별로 사정은 다르겠지만 대부분 보다 나은 삶을 위해 불체자가 된 부모를 둔 청소년들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얽혀 매어진 서류미비자라는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처지에 놓인 것이다.

법의 관할지역이나 인종, 국적 등 지역적 변수 또는 나이에 관계없이 적용되는, 인간이 인간답게 존재하기 위한 보편적이고 절대적인 인간의 권리 및 지위와 자격을 의미하는 개념인 인권. 그 인권이 무엇보다도 존중되는 나라에서 이들 청소년들이 서류미비자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평등한 경험과 기회를 얻어 커뮤니티 일원으로서 떳떳하게 꿈을 이뤄나갈 수 있도록 모두가 관심을 보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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