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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슬으슬'…'뜨끈뜨끈' 온천에 푹 담궈 볼까

조슈아트리ㆍ샌하신토산까지
사막ㆍ온천ㆍ설국…'1박 2일'

남가주에 이렇게 반가운 겨울비가 내리는 게 얼마 만인지 모르겠다. 고맙긴 하지만 춥고 습도가 높으니, 온 몸이 으슬으슬 춥고 한낮에도 한기가 가시지 않는다. 이럴 땐 뜨끈뜨끈한 온천이 제격이다. 얼마 전 주말, 팜스프링스 온천을 거쳐 조슈아트리 국립공원을 돌아 내친 김에 에어리얼 트램웨이를 타고 샌하신토산까지 주말여행을 다녀왔다.

역시 일기예보는 틀리지 않았다. 금요일 밤부터 내리던 비가 아침이 되어서도 그치질 않는다. 빗길을 조심조심 달려 팜스프링스의 이정표격인 카지노를 지나자, 비가 그치며 일순 시야가 탁 트인다. 저쪽 팜스프링스 하늘은 새파랗기까지 한다. 남가주의 명산 볼디를 제치고 제각기 1, 2위를 차지한 샌고고니오와 샌하신토가 만나는 틈새답게 일년내내 골바람이 거세다. 골짜기 뿐만아니라 양쪽 산등성이엔 크고 작은 바람개비들이 빼곡하게 들어차 힘차게 날개를 돌리고 있다. 북가주의 알라메다, 남가주의 테하차피와 함께 이곳은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풍력발전단지다. 현재 약 70만 가구에 쓰일 전력을 생산하고 있는 미래 에너지의 대표주자들이다.

날이 맑으니, 조슈아트리 국립공원으로 곧장 달리기로 한다. 워낙 거센 바람이 등을 떠밀어대니 모든 차들이 흔들흔들 취한 듯이 달린다.

19세기 중반 이 지역을 지나갔던 모르몬교 정착자들이 이곳의 나무들에게 성서의 인물 여호수아가 하늘을 향해 두 팔을 높이 들어 기도를 했던 모습에서 착안해 조슈아트리라고 이름 붙였다고 한다. 총면적이 79만 에이커에 이르는 이 국립공원은 1936년 내셔널 모뉴먼트로 지정됐다가 1994년에 비로소 국립공원으로 승격됐으니, 비교적 이력이 짧은 곳이다.



북쪽 고지대는 모하비 사막에 남쪽 저지대는 콜로라도 사막으로 나뉜다. 1억년 전 용암 분출로 굳은 흑운모석과 대리석이 평원에 우뚝 솟아 올라 조슈아트리와 어우러져 이국적인 풍경을 빚어내고 있다. 이렇게 겨울비가 많은 해에는 어김없이 봄 야생화가 흐드러지게 대지를 수놓는다.

칼칼한 겨울바람을 원없이 맞았으니, 이제는 지체없이 온천행이다. 1862년 잭 서머스가 역마차 역을 운영하며 정착한 이후 온천이 개발되자, 일약 미국 내 최고의 온천 여행지로 각광받고 있다. 겨울에도 공기가 따뜻하고 건조해 은퇴자들의 주거지이자 피한지 노릇을 하고 있기도 하다. 최근에는 한인이 운영하는 온천 겸 호텔들이 10여 개로 늘었다.

식사 후 야외 온천에 몸을 담갔다. 새벽부터 설친대다 비바람에 칼칼한 사막 바람을 맞으니, 몸이 노곤하다. 이 곳의 온천수는 풍부한 미네랄 성분을 함유하고 있단다. 요통, 타박상, 류머티즘 등 혈액순환 장애로 일어나는 질병에 효과가 있으며 피부 미용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부분의 팜스프링스 지역의 리조트들이 차가운 지하수를 퍼내 물을 데워서 고객들에게 제공하지만 이곳 데저트 핫 스프링스의 리조트들은 뜨거운 온천수를 직접 지하에서 끌어 올려 사용한다.

이튿날, 야외 온천에서 올려다 보이던 샌하신토 마운틴으로 길을 잡았다.

10여 분만에 6000피트를 오르는 회전형 케이블카인 에어리얼 트램웨이는 한번에 80명이 타는 세계 최대의 케이블카다. 천천히 360도로 회전을 하니, 탑승객들이 이리저리 고개를 돌리지 않아도 팜스프링스를 비롯한 코아첼라 밸리와 수직의 샌하신토 골짜기가 한눈에 들어온다. 10여 분만에 멕시코에서 알래스카까지의 기후대를 경험할 수 있다고 학자들은 말한다.

8400피트의 마운틴 스테이션에 내리니, 예상했던 대로 눈 앞은 온통 설국이다. 허리 높이의 피크닉테이블은 상판만 보인다. 스노슈즈를 준비한 일단의 하이커들이 총총히 원시림 속으로 사라진다.

하루 사이에 사막과 야외온천, 다시 8000피트 고원의 설국을 만났다. 세상 어디에 이런 곳이 있으랴.


글·사진=백종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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