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음악으로 쓰는 짧은 편지] 섬세하고 강렬한 곡해석의 피아니스트 엘렌 그리모

3월 첫 주말 메릴랜드서 연주회
볼티모어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2번 협연

마르타 아르헤리치, 미츠코 우치다 같은 연륜이 있는 연주자부터 유자왕, 손열음 같은 젊은 연주자까지, 전세계적으로 활발한 연주활동을 펼치는 여성 클래식 피아니스트들은 자신들만의 음악세계를 구축하며 클래식 음악의 역사를 이어나가고 있다. 지난주 칼럼에서 소개되었던 여성 바이올리니스트 힐러리 한(Hillary Han)에 이어, 이번주 칼럼에서 역시 현재 왕성하게 활동중인 여성 연주자의 소개에 초점을 맞춰보았다. 다가오는 3월 첫째주 주말 메릴랜드를 방문하는 피아니스트 엘렌 그리모(Helene Grimaud, 1969~)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프랑스 남부의 액상 프로방스에서 태어난 여성 피아니스트 엘렌 그리모는 파리음악원에서 피아노와 실내악을 배우며 음악적 기초를 쌓고, 파리의 마르세이유 음악원에서 피에르 바르비제와 레온 플라이셔(현 피바디 음악원 교수) 등 유명 피아니스트들에게 사사하며 음악에 대한 열정과 실력을 키워나갔다. 그녀는 1987년, 파리에서 데뷔 리사이틀을 갖고, 곧이어 바렌보임이 지휘하는 파리 오케스트라와 함께 리스트 피아노 협주곡을 연주하였다. 바렌보임과의 연주는 그녀의 음악 인생에 있어서 전환점이 되었고, 피에르 불레즈, 발레리 게르기예프 등 세계적인 지휘자들의 러브콜을 받게 된다. 엘렌 그리모의 섬세하면서도 강렬한 곡해석과 다양한 표현력, 그리고 청중을 사로잡는 카리스마는 유명 지휘자들을 사로잡은 굉장한 매력이었음에 틀림없다.

엘렌 그리모는 실내악 연주자이자 독주 연주자로서 활발한 연주 활동을 펼쳤고 또 많은 음반도 녹음하였다. 베토벤(고전주의), 브람스(낭만주의), 라벨(인상주의), 그리고 재즈 요소를 가지고 있는 미국 작곡가 거쉰까지, 그녀의 음반에는 클래식 음악의 전반적인 흐름을 알 수 있는 다양한 곡들이 담겨 있다. 그녀는 어떠한 작곡가나 시대의 스페셜리스트가 아닌 폭 넓은 레파토리들을 통해 그녀만의 음악적 해석과 표현을 보여준다. 필자는 엘렌 그리모의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 음반을 통해 그녀의 음악을 처음 접하게 되었는데, 신선하게 다가왔던 그 때의 느낌이 지금도 생생하다. 이 음반은 어떻게 보면 조금은 투박하게 느껴질만큼 화려함이 적은 연주였지만, 섬세하면서도 대담한 연주는 엘렌 그리모만의 곡 해석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엘렌 그리모의 연주회가 3월 2일부터 4일까지 메릴랜드에서 열린다. 그녀는 2일과 4일은 스트라스모어(Strathmore) 홀에서, 3일은 메이에호프(Meyerhoff) 홀에서 볼티모어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함께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2번을 연주한다. 이 곡은 앞에서 언급했던 베토벤 ‘황제’와 함께 그녀의 마스터피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한다.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2번 내림나장조 작품번호 83번은 브람스가 22년에 걸쳐 완성한 곡으로, 브람스의 원숙미와 신중함이 물씬 담겨있는 곡이다. 총 4악장, 55분에 달하는 이 곡은 피아노 협주곡이라기보다 심포니에 가깝게 느껴지기도 한다. 엘렌 그리모의 카리스마와 다채로운 표현력이 이렇게 길고 웅장한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2번에서는 어떻게 나타날지 기대가 되는 연주이다.

이효주/피아니스트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