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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진단] 이달 출범할 아리랑상의, 성공하려면 과거에서 배워야

두 카운티 회원 이질감 극복이 '성공의 열쇠'

OC북부·LA동남부 아울러…14년 동안 5개 경제단체 명멸
핵심 인사 의존도 높고 결집력 낮아 분화·통합·침체 반복
정재준 발기인 대표 "회원에 도움 주며 정치력도 키울 것"


OC북부·LA동남부 지역에 아리랑SC(남가주)한인상공회의소(가칭, 이하 아리랑상의)가 이달 중 설립된다.

새로운 한인상의 창립 소식을 접한 이 지역 한인들은 "새 상의는 이전 상의들처럼 의욕적으로 출발했다가 중간에 동력을 상실하는 일 없이 지속적으로 한인사회에 기여해주길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의 주문은 과거 이들 지역에 한인상의가 부침을 거듭했던 역사에서 비롯된 것이다.

아리랑상의 출범에 앞서 OC북부·LA동남부 지역 한인상의들의 성쇠 과정을 살펴보고 새 상의가 튼튼한 성장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짚어봤다.



설립, 분화, 통합의 역사

부에나파크, 풀러턴을 포함한 OC북부 지역에 한인상의가 처음 설립된 시기는 14년 전인 2004년이다.

당시 상의의 명칭은 북부오렌지카운티 한인상공회의소다. 이 상의는 부에나파크에 본점을 둔 유니티은행의 임봉기 행장이 상의 창립 발기인으로 참여하는 등 유니티 은행 측이 깊이 관여했다. 상의 명칭에 북부 오렌지카운티라고 적었지만 실제로는 세리토스와 그 일대에서 활동하던 한인들도 참여했다.

북부OC한인상의 설립에 참여한 이들은 OC북부와 세리토스와 그 인근의 LA동남부 지역이 가든그로브를 기반으로 한 OC한인상공회의소나 LA한인상공회의소 영향력 밖에 있어 지역 상공인들을 대변할 상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지역 한인들은 이 주장이 지금도 유효하다고 말한다.

북부오렌지카운티 한인상의는 카운티 각지에서 한인상의가 잇따라 설립되는 마중물 역할을 했다. 이듬해인 2005년 어바인한인상공회의소, 세리토스 일원을 근거로 한 중부한인상의가 잇따라 창립된 것이다.

중부한인상의는 북부OC한인상의에서 세리토스와 노워크 등 LA카운티 도시들의 한인 상공인들이 분리돼 나오면서 설립됐다. 카운티가 다른 만큼 독자적으로 활동하는 것이 각 지역 상공인의 이해를 효과적으로 반영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이로써 OC 및 인근 지역엔 역대 최다인 4개의 한인상의가 자리잡으며 한인상권의 본격적인 분화를 반영했다.

그로부터 불과 2년 뒤인 2007년 중부한인상의와 북부OC한인상의가 통합을 선언했다. 그 결과, 남가주 중부한인상의란 거대 조직이 생겼다. 이 해 11월 성대하게 열린 통합 총회 당시 남가주 중부한인상의 회원 수는 70여 명에 달했다. 황선철 중부상의 회장과 정영찬 북부OC상의 회장은 "두 지역 한인 인구가 계속 늘고 있는 만큼 힘을 합쳐 더 큰 일을 해야 할 필요를 느꼈다. 회원간 정보교류가 늘어나고 각종 행사규모도 커지게 될 것"이라며 큰 기대를 드러냈다.

경기침체와 동력상실

2007년 말 시작된 '경기대침체기'는 OC와 인근 지역 한인상권 전체에 큰 타격을 줬고 대다수 상의는 동면에 빠졌다. 직격탄을 맞은 금융권과 부동산업계에 종사하는 회원, 비즈니스의 생존을 위협받을 위기에 몰린 회원들이 각 지역 상의를 떠난 것. 이 기간 OC북부한인상의는 활동을 중단했다.

경기침체기의 충격이 다소 가신 2011년 들어 어바인, 남가주중부상의는 활동 재개를 모색했다. 같은 해 OC북부 지역에선 OC북부 한인타운번영회(이하 번영회, 초대회장 이경택)가 설립돼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북부CO한인상의를 대체했다.

그러나 세 지역 한인상권을 대변하는 단체들의 재기 노력은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지 못했다. 오늘날 어바인, 남가주중부상의는 공식 해체를 선언하진 않았지만 언제 깨어날지 모르는 가사상태에 빠졌다.

유일하게 지역 한인사회를 위한 활동을 꾸준히 폈던 번영회는 2013년 OC북부한인회로 탈바꿈했다. 2014년엔 OC북부한인상공회의소가 설립됐지만 2015년 이후 두 단체 모두 활동을 중단했다.

번영회를 제외하고 상공회의소란 명칭을 사용한 단체만 봐도 OC북부에선 지난 14년 동안 북부OC상의, 남가주중부상의, OC북부상의 등 3개 상의가 명멸했다. 세리토스와 인근 지역 상의도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 하고 침체에 빠지는 과정을 되풀이했다.

의욕적으로 출발했던 이 지역 한인상의들이 도중에 동력을 상실하게 된 이유는 뭘까.

과거 각 지역 상의 설립과 활동을 주도했던 이들의 말에서 그 답을 알 수 있다. 첫째, 단체 설립 필요성에 대한 지역 상공인들의 공감대가 충분히 무르익지 않은 상태에서 일부 상공인의 선도에 의해 상의가 설립된 경우, 단체의 지속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둘째, 소수의 인사에 의존해 유지되는 조직에선 핵심 인사에 대한 의존도가 기형적으로 커지고 후임 회장, 이사장단 구성시 인물난을 겪게 된다. 과거 상의들이 회장 선출에 어려움을 겪었던 사례가 이를 증명한다. 셋째, 조직 구성원간 이질감이 클수록 조직 유지가 어려워진다는 점이다. 많은 이들의 기대를 모았던 남가주 중부한인상의가 기대했던 시너지 효과보다는 단체내 이질적 요소가 부각되면서 어려움을 겪은 것이 그 대표적 사례다. 통합된 상의에서 북부OC상의 출신 회원 대다수가 탈퇴했기 때문이다. 남가주 중부상의 필 안 전 회장은 당시 상황에 대해 "같은 카운티내 도시들도 시마다 비즈니스 관련 규정이 다르다. 인접 지역이란 이유만으로 두 개 카운티의 여러 도시들을 대표하는 상공회의소를 만든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이질적인 배경의 인물들을 인위적으로 묶으면 오래 가지 못 한다는 점을 배웠다"고 술회했다.

아리랑상의의 과제

아리랑상의 측도 과거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정재준 아리랑상의 발기인 대표는 "OC북부와 LA동남부의 지역적 차이와 비즈니스 관련 카운티 조례가 상이하긴 하나 한인상권이란 측면에서 보면 동질성이 강한 것도 사실"이라며 "결국 관건은 어느 지역 상공인이든 실질적인 혜택을 입을 수 있도록 단체를 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OC북부, LA동남부 지역 한인상권 규모로 봐선 당연히 상의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과거 상의들도 선거 참여 캠페인을 벌였지만 우린 정치력 신장에도 역량을 집중할 것이다. 정치력이 커져야 시의회들이 한인 비즈니스 업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비즈니스 업주가 개별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과 정치력을 갖춘 한인단체가 나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엔 큰 차이가 있다"고 역설했다.

정 대표의 인식은 옳다. 그러나 상의 구성원들이 정치력 신장 필요성에 공감할 수 있도록 하고 평소 이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일을 소홀히 한다면 자칫 상의로서의 정체성이 흔들릴 가능성이 있음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아리랑상의가 빠른 시일 내에 자리잡기 위해선 아리랑축제재단을 비롯한 지역 내 한인단체, 크고 작은 기업체 등과 긴밀한 관계를 맺는 한편,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함께 뛸 인사들을 다수 영입할 필요가 있다. 단체를 움직이는 동력은 무엇보다 참여자들의 단합된 의지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업종별, 지역별 안배를 하면서 좋은 분들을 영입하고 있다. 가입에 관심있는 이들은 전화(714-448-7743)로 문의해달라"고 말했다.

아리랑상의는 오는 16일 창립총회와 이사회를 열고 30일 창립대회 및 회장단 취임식을 가질 예정이다.


임상환 기자 limsh@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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