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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에 스며든 탄핵 갈등

“한인들 부모들과 시각 평행선”
“50~60대 아버지 무조건 종북”
태극기 집회 참가 모친과 언쟁
“SNS 논쟁 싫어 무음으로 변경”

본국의 ‘탄핵 갈등’이 미주 한인사회 속으로 스며들었다. 최순실씨 국정 농단을 바라보는 시선이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찬성 또는 반대로 나눠지면서 자신과 의견이 다른 지인들에게 날선 비판을 가하고 있다.

특히 한 ‘가정’내 세대간 갈등이 심각한 수준이다. 존스크릭에 거주하는 박모씨(40)는 최근 한국의 시댁 부모님과 전화통화를 할 때마다 불편함을 느낀다. 통화 때마다 ‘한국 정치와 편향된 언론의 행태’ 등의 소재를 꺼내는 부모님들 때문이다. 박씨는 “사실 정치도 잘 모르고 한국 정치는 더더욱 모르지만, 누가 잘못했는지에 대한 생각은 갖고 있다”며 “정치 문제를 놓고 언쟁을 하기 싫어서 화제를 돌리는 편이지만 쉽지 않다”고 말했다.

직장인 편모씨(38) 역시 한국의 모친과 최근 전화로 크게 다퉜다. 한국에 거주하는 모친이 최근 태극기 집회에 다녀왔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는 “서로 자기 주장만 하다가 통화를 끊었는데, 마음이 좋지 않다. 그래도 아닌 것은 아니지 않는가”라고 말했다. 그는 “당분간 어머니와 한국의 정치문제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어머니가)이해가 가면서도 한편으로는 60대 장년층을 속이고, 선동하려는 사람들 때문에 화가 난다”고 말했다.

갈등이 생기는 것은 가정 내에서 뿐만이 아니다. 페이스북 같은 소셜미디어나 카카오톡 메신저 상에서도 치열한 공방이 오간다. 둘루스에 거주하는 김모씨(31)는 “부모님이나 지인들로부터 한국 정치상황이나 한쪽을 비방하는 내용의 글들이 카카오톡 메신저로 날아온다”며 “가끔씩 읽어보기는 하는데, 관련된 메시지가 올 때마다 신경이 쓰여서 아예 무음으로 해놓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인 박모씨는 “잘 알던 지인이 페이스북에 정치와 관련된 글을 올렸더라. 성향이 전혀 반대인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박씨는 “너무 정치적 발언이 자주 올라오다 보니 보기가 싫어져서 아예 회원을 탈퇴해버렸다”고 말했다.



가정상담 등을 담당해 온 아시안아메리칸센터 지수예 대표는 “의견이 갈릴 때 이성적인 대화가 오히려 악영향을 미치는 사례들이 더 많다”고 최근 현상들에 대해 지적했다. 지 대표는 “모두 나라를 위하는 마음에서 나온 말이라는 정서적인 공감을 표시하고, 생각이 다르더라도 상대방을 존중하고 이해하는 태도로 대화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권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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