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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한잔에도 하느님은 계십니다"…서울 서강대학 내 이냐시오 카페

아그네스성당 이냐시오카페 원조

서울 마포구 서강대로에 위치한 이냐시오 카페는 서강대학 정문에서 보면 오른편 6층 빌딩인 예수회센터 1층에 자리하고 있다. 그래서 정식명칭이 '예수회센터 이냐시오 카페'이다. 길에서 보면 이곳이 그 유명한 카페인지 알 수 없다. 여기저기 살펴보아도 표시판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들어서면 편안한 휴식공간으로 자유롭게 배치된 인테리어와 함께 커피향을 맡을 수 있다. 봉사자들로만 운영되고 있는 이냐시오 카페에서 권오면 지도신부와 4명의 실행위원(안혜정, 이영숙, 홍성자, 배정우)을 만나 보았다.

-LA에 있는 성 아그네스 한인성당과 어떤 연관이 있나.

"그곳 이냐시오 카페를 오픈한 최대제 신부님이 2009년에 이 장소에서 예수회센터 이냐시오 카페를 처음 시작했다. 여기가 원조인 셈이다(웃음). 지금도 일 년에 한번 오셔서 재교육을 시킨다."

-밖에서 보면 카페인지 모를 정도로 아무런 표시가 없는데도 사람들이 잘 찾아온다.



"영업을 목적으로 하지 않기 때문에 상업표시판을 달 수 없다. 가격표시도 못한다. 사제양성을 위한 후원기금으로 자유롭게 커피값을 도네이션한다. 오픈 8년째가 되다 보니 비신자들도 자연스럽게 응한다."

-봉사자들은 어떤 교육을 받나.

"처음엔 종교와 무관하게 봉사자를 모집했는데 지금은 가톨릭 신자들로 구성되었다. 3개월 동안 매일 원두를 골라내는 방법부터 시작해서 본격적인 바리스타 과정을 배운 다음에 봉사에 들어가는데 아마 그곳의 봉사자 교육과정도 같을 것이다. 아침 9시부터 밤 9시까지, 월요일부터 금요일 운영되며 10개 조로 나누어 3명~4명이 한 팀으로 오전과 오후에 봉사한다. 현재 봉사자들이 35명이다."

-연령층은 어떤가.

"50~70대로 모두 여성들이다. 최연장자(70대)의 경우는 초창기 때 63세로 봉사를 시작했다. 그 나이에 어떻게 커피를 배워 봉사할 수 있느냐며 주변에서 말렸는데 지금은 친구들이 같이 시작하지 않은 것을 후회하고 있을 정도이다."

-어떻게 봉사하나.

"모든 봉사자들은 '봉사 시작 기도문'을 한 다음에 맡은 일을 한다. 원두를 고를 때에는 이 커피를 마시게 될 사람을 생각하면서 주모경을 하고 모든 봉사를 끝낼 때에도 영광송으로 마친다. 봉사 자체가 하나의 기도가 된다."

-지도신부님의 역할은.

"1대의 최대제 신부님을 제외하고는 모두 커피를 직접 만들지 못한다(웃음). 다만, 이곳을 이용하는 사람들과 봉사자를 위해 카페에서 한 달에 한번 미사를 드린다. 카페가 바로 성전인 셈이다."

-카페를 오픈한 취지는 무엇인가.

"첫째가 예수회 수사들의 휴식공간이 필요했고 다음이 명절에 집에 내려가지 못하는 서강대학생들을 위해서였다. 그래서 처음에는 365일 문을 열었다. 알다시피 한국에서는 명절엔 거의 영업을 하지 않아서 먹거리를 찾기 힘들다."

-주변에서 영업하는 카페들과 마찰이 있었을 것 같은데.

"사람들의 발길이 많아지자 약간의 신경전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광고도 하지 않았는데 사람들이 찾아오는 것은 그들도 어찌할 수 없었기에 지금은 인정한 상태로 지낸다."

-'이냐시오 카페 5대 철학'이란 뭔가.

"커피를 만들 때 지켜야 하는 다섯가지를 말한다. 맛(양심적인 재료의 사용), 경제성(원두, 우유, 물의 낭비), 환경사랑(일회용품 사용하지 않고 세제도 친환경제품 사용),작업환경(청결유지), 기구사랑(기계와 모든 물품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사용)이다. 커피 한잔에 봉사자의 기도와 마음을 담아 마시는 사람에게 전달되도록 하자는 것이다. '세상 모든 것 안에 하느님이 계시듯이 커피 한잔에도 하느님 계심을 알게 하자'는 것이다."


서울=김인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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