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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정든 자동차를 보내며

안승철·터스틴

미국 생활과 함께한 애마였던 자동차를 얼마 전에 떠나보냈다. 지난 14년간 나와 희로애락을 함께하며 충성스럽게 순종했던 터라 보내는 나의 마음은 그저 미안하고 고마우면서도 조금은 섭섭했다.

한국산 자동차의 신뢰도에 대해 부정적 생각을 가진 분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민 초기 애국심의 발로로 차를 구입하여 운행한 이후 지금까지 차는 나의 기대를 한 번도 외면하지 않았다. 이 차는 나는 지금도 한국의 지인들은 물론 타인종들에게까지 한국산 자동차의 우수성을 자랑스럽게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타사 브랜드의 동급 자동차에 비해서 가격이 비교적 저렴하였기에 그동안 종합검진은 물론 부분 검사 한 번 해주질 않았다. 그뿐만 아니라 고급 휘발유 같은 좋은 음식은 물론 왁스 같은 그럴싸한 옷도 입혀주지 못했다. 과중한 업무와 변화하는 주위환경을 보면 내게 한 번쯤은 불평과 짜증을 낼 만도 한데 한 번도 자기주장을 하지 않고 자기의 의무를 다해서 나를 편안하게 해준 것에 대해서 다시 한번 고마운 마음 금할 길이 없다.

이제 나보다 더 사랑해주고 아껴줄 새로운 분을 만나게 되었으니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지 모르겠다.



그분과 가족들은 나보다 더 너를 많이 의존하게 될 것 같으니 네 생명이 다하는 그 날까지 짜증 내지 말고 나에게 했던 것보다 충성스럽게 섬김으로 그분으로부터 착하고 충성스러운 자동차로 오래 기억되길 바란다. 다시 한번 미안하고 고맙고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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