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수
하늘에서 반짝이는
대낮의 별처럼 반짝이면서
멀어져 간 이별은
실로 어처구니없게,
우리 목전에서 기수를 쳐들었다.
이별하기까지의 수속은
아직 인간의 냄새가 났지만
한 번 지상을 박차는 그 순간은
실로 어처구니없게
직절(直截)한 것이었다.
인류의 소리를 모두 합친 것만치나
큰 통곡을 하고,
몇 번 안간힘을 쓰고
그리고 이륙하는 그 순간은
비(非)유크리트의 포물선을 그으면서
쾌청한 하늘에서
반짝이는 대낮의 별처럼
기체를 은빛으로 노래하고 있었다.
이별은 실로 어처구니없이
쾌적한 것이었다.
<시평>
이별이란 언제나, 어디서나, 그 누구와도 그런 것인가 봅니다. 기막혀오는 이륙, 그 순간 기체는 대낮의 별처럼 반짝이면서 모든 것을 박차버리고 하늘로 납니다. 이별하기까지의 수속은 아직 인간의 냄새가 났겠지만 막상 지상을 박차고 오르는 순간은 실로 어처구니없게 직절한 것입니다. 요동치는 기체는 인류의 소리를 다 합친 것만큼이나 큰 통곡을 하고 비유크리트의 포물선을 그으면서 대낮의 별처럼 은빛을 노래합니다.
그때 갑자기 이별은 차라리 쾌적한 것으로 다가오고 체념은 구름처럼 우리를 감쌉니다. 어쩌면 돌아오지 못할 조국은 그렇게 우리들의 등뒤로 멀어져 갔습니다. 실로 어처구니없었습니다. 쾌적한 것이란 느낌은 순간에 온 기막힌 체념의 허탈이었습니다. 그것은 이별을 완벽하게 확인하는 반어였습니다.
저간 있었던 조국 헌정사의 불행을 보며, 서쪽 하늘을 바라보면 그냥 서럽습니다. 시인에게는 조국을 떠나는 말 못할 애린을 껴안는 노래였겠지만, 나에겐, 아마도 작은 조국사랑이 남몰래 앓아야할 피하지 못할 동병상련, 그 ‘조국애의 별곡’으로 들려오는 것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임창현/시인,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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