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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뜬금없는 영화 상영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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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7/03/16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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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남가주 글렌데일에서는 소녀상을 지키기 위한 모임이 열렸다. 최근 일본 정부가 소녀상을 철거해야 한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미 법원에 제출한 것에 대해 소녀상을 지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집회를 주관한 가주한미포럼 김현정 사무국장은 “일본 정부는 일본군 성노예 문제를 한·일간 외교문제로 축소 폄하하며 2차대전 당시 14년간 10여 개국 수 십만 여성에 대해 자행됐던 국가주도의 성노예 범죄를 은폐, 부정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사무국장은 “우리가 침묵하면 일본이 주장하는 왜곡된 역사는 사실이 되고, 끔찍한 기억을 용기있게 증언한 할머니들은 자발적 매춘부가 되고 만다”고 강조했다.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은 내일(18일) 일본 총영사관과 함께 공동으로 영화 ‘더 테너’ 상영회를 개최한다. 한국의 성악가인 배재철씨가 일본인 매니저의 도움으로 암을 극복하고 재기에 성공한다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일본재단(Japan Foundation)이 지원하고 한·일 총영사관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형식이다.

영화 상영회는 예전부터 지속적으로 개최된 행사는 아니다. 그렇다고 특별한 계기가 있는 것도 아니다. 뜬금 없이 열리는 행사다. 행사의 의미가 궁금했다. 총영사관에 문의하니 양국간 문화교류는 과거사 문제 영토 문제 등 외교 현안과는 관계없이 지속한다는 의미에서 행사를 개최하게 됐다고 밝혔다.

일리가 없지는 않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부분이 빠졌다. 개인 또는 단체, 나아가 국가간 모든 교류의 중심에는 상호 존중이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서로를 존중할 마음이 없다면 경중을 불문하고 어떤 교류를 하더라도 얻어지는 것은 없다.

지금 일본 정부는 분명한 역사적 사실조차 부정하는 것을 넘어서 위안부 할머니들을 자발적 매춘부로 매도하려 하고 있다. 과거의 사죄발언에 비하면 그 정도가 오히려 도를 넘어서고 있다. 독도 영유권 주장은 당연한 것이 됐다. 이젠 미국에 세워진 소녀상까지 철거해야 한다고 정부가 직접 발벗고 나섰다. 샌프란시스코에 세워지는 위안부 기림비 설립도 방해하는 것은 물론 주도적으로 앞장선 사람들을 직·간접적으로 협박하고 뒷조사도 한다는 얘기가 들린다.

과연 우리는 존중받고 있는가.

더 개탄스러운 것은 우리 정부는 아무런 입장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12월 한국의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위안부 합의는 파기돼야 한다는 국민들의 여론이 6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런 국민 여론과는 반대로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한일 위안부 합의는 잘한 일”이라고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동떨어져도 너무 떨어져 있다. 이 합의로 위안부 문제는 피해자와 한국 정부간 문제가 됐고, 일본 정부에 사죄를 요구하기도 어려워졌다. 독도 문제도 조용한 외교를 천명하며 무대응으로 일관했다.

그래서 우린 무엇을 얻었나.

일본은 여전히 같은 주장을 반복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억지주장까지 더하고 있다. 총영사관이 모를 리 없다.

영화 상영회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런 교류도 한인들의 정서를 감안해 시기와 때를 잘 구분해야 한다. 외교도 결국 국익을 위한 것이고 그 기본에는 국민이 중심에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한인들의 정서와 의견은 덮어둔 채 문화교류라는 명목에 경도돼 일본 정부가 마련한 밥상에 그저 숟가락(?) 하나 슬쩍 얹으려는 것은 아닌지, 할 말도 못하며 부화뇌동 하고 있지는 않은지, 일본 정부의 숨은 속셈에 이용당하는 것은 아닌지 총영사관은 다시 한번 잘 살펴봐야 할 것이다.



최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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