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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뜨락에서] 이번 여행 이야기
강 신 애 /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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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중앙일보]    발행 2017/03/17 미주판 15면    기사입력 2017/03/16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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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크루즈 여행에서 돌아왔다. 5박6일 환상의 크루즈 여행! 꿈에 그리던 카리브 바다 위에서 닷새를 서울서 온 시동생 부부와 함께 셋이서 지냈다. 여행은 언제나 추억을 남긴다.

사랑하는 막내 시동생의 고희를 축하하며, 그리고 여행을 좋아하는 나, 동갑내기 친구 같은 이 올케를 위해 마음씨 착한 우리 시누이는 큰 선물인 로얄캐러비언크루즈에 우리를 초대한 것이었다.

생전 처음 타 보는 거대한 크루즈 배! 인터넷 세상인 요즈음 검색창만 두드리면 만사 해결인 셈 아닌가. 인터넷 박사(?)인 시누이는 인터넷 온라인을 통해 우리의 크루즈 여행을 예약했다. 우리 애들 고모는 고모부님과 함께 여러 번 크루즈 여행을 경험하여 우리는 고모만 믿고 따르며 어지간히 즐겁기만 했다.

2월 12일, 아침 일찍 뉴저지 뉴왁 공항에 도착하여 유나이티트에어로 두어 시간 비행 끝에 마이애미에 내렸다. 그리고 선착장에 도착하여 여행객들이 줄을 서서 배에 오르는 수속이 시작되었다.

앞장 선 고모가 여권을 담당자에게 내밀자 시누이는 이 배를 탈 수 없다는 것이었다. 만기 여권이었던 것이다. 무엇보다 해외여행을 하려면 여권 유효기간이 6개월 이상 남아 있어야 한다는데 기한이 지난 패스포드를 그냥 갖고 왔던 것이다. 우리의 가이드인 시누이만 믿고 따라온 우리는 하얗게 질려 버렸다. 여기가 어딘가… 우리 셋은 갑자기 국제 미아가 된 듯 얼어 버렸다. 그리고 잠깐 실랑이가 있었다. 모두 돌아가자 고. 그런 가운데 우리의 고모는 정신을 수습해 자신이 가까운 이민국을 찾아가 여권을 갱신하고 다음 기착지인 바하마로 비행기 타고 갈 테니 안심하고 거기서 만나자며 우리를 배 안으로 밀어 넣다시피 하고 혼자 훌쩍 떠나 버렸다.

놀라움! 그러나 우리의 여행은 계속되어야 했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산다고, 영어를 조금 하는 내가 앞장 설 수밖에 없었다. 드디어 우리 셋은 배 안에서 선실을 찾아 여행가방을 끌고 각자의 방으로 들어갔다. 와우! 오션뷰다. 바다가 훤히 보이는 멋진 2인1실 특급 호텔 방이다. 이제부터 우리 셋, 늠름한 시동생과 동생 같은 동서와 나는 선상 라이프를 맘껏 즐겨야 했다. 그러나 어떻게? 첫날은 배 안에서, 바다 위의 '떠다니는 리조트'인 크루즈 내부 익히기다. 이 배가 12층 빌딩이라 볼 때 우리들 방은 9층에 있다. 11층에는 세계 각국의 최상의 음식이 하루 종일 제공되는 뷔페 식당이 있고 12층이 갑판이다.

이 안에는 수영장, 조깅코스, 스파, 극장, 뷔페 및 정찬 레스토랑까지 완벽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 크루즈 안에서만 생활해도 어린이부터 실버층까지 온 가족이 즐길 수 있어 가족 단위로 온 이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신기한 것은 크루즈 내 시설을 즐기는 동안 목적지를 향해 배는 달려가는 것이었다.

둘째 날이다. 바하마 관광이 있는 날, 이날 시누이가 온다고 했는데… 혹시나 하고 기대했으나 역시나 고모는 오지 않았다. 설상가상 우리들의 소통 기구인 스마트폰이 불통이다. 외부세계와 단절된 불안감. 한국말 하는 한국 사람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했다. 이 많은 여행객 중에 한국 사람을 하나도 만날 수 없다니…. 그러나 죽으란 법은 없는 것.

셋째 날, 드디어 시동생이 한국말 하는 꼬마 어린이를 보고 쫓아가 구세주 같은 김 변호사를 찾아냈다. 이때의 써프라이즈! 마침내 이분의 도움으로 와이파이가 연결되고 스마트폰으로 시누이와 소통이 되었다. 시누이는 천신만고 끝에 그날 여권갱신을 했으나 시간을 넘겨 우리와의 약속을 지킬 수 없어 집으로 돌아갔단다. 이제는 안심이다. 우리들은 더 이상 고민이 없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 갑판 위에서 수평선 너머 붉게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며 가슴 가득 희망에 부풀었다.

마침내 넷째 날, 기다리던 맥시코 코즈멜 관광이 있는 날이었다. 고대 마야 문명의 유적지를 돌아보고 아름다운 해변에서 점심을 즐기며 좋은 하루를 보내고 우리의 배로 돌아왔던 것이다. 일상으로 돌아온 요즈음, 이번 여행을 통해 무엇보다 고마운 것은 시누이를 비롯해 형제간의 사랑을 확인한 보배로운 여행이었다는 행복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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