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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경 칼럼] 나는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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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틀랜타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7/03/19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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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용실에서 옆 사람과 눈이 마주쳤다. 머리를 짧게 자르고 있는 단정한 모습의 매력적인 은발의 할머니였다. “어쩌면 그렇게 곱게 늙으셨어요, 젊으셨을 때 무척 예쁘셨겠어요”라는 내 말에 “젊어서 예쁘면 뭐하냐”라고 담담하게 대답하셨다.

노인들과 함께 생활하는 직업을 가져서인지, 나이에 걸맞은 멋을 지닌 노인을 만나면 절로 눈길이 간다. 우선은 외모에서 보이는 세련된 멋스러움에서 시선이 멈추지만, 그보다는 그분이 풍기는 당당함과 여유로움의 원천이 무엇인가를 알고 싶은 마음에서 더 끌릴 때가 있다. 왜냐면 내가 보살펴 드리는 노인 중에는 스스로 외모를 비하하거나 자신감을 잃어서 남 앞에 나서기를 꺼리는 분도 있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면 신체의 각 부분이나 몸의 기능이 퇴화하고 변한다. 노화도 죽음만큼이나 피할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때로는 우리는 몸이 녹스는 것과 맞서보려고 한다. 늙지 않으려 애쓴다는 것이 바로 늙음을 증명하는 일이다. 자신의 나이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젊음의 아름다움에만 연연하는 노년의 삶은 행복할 수 없다.

노년의 아름다움은 얼굴의 주름을 펴서 젊음을 유지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다스리고 젊음을 완성하는 것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있다. 인생은 편도 여행이다. 어떤 방법을 통해서 몸과 얼굴이 아름다워진다 한들 젊은 시절로 되돌아갈 수는 없다. 과거의 젊음을 지금의 자리에 불러들이는 일은 결국 스스로 학대하는 것이 된다.

미용실에서 만났던 할머니에게 내가 상상한 그의 젊은 시절의 모습에 찬사를 보낸 건 내가 잘못한 일이다. 내 시선을 끌만큼 매력있는 할머니의 지금 모습이 예쁘다고 해야 했다. 어쩌면 나도 ‘젊음’은 주목받고 ‘늙음’은 추해서 감추어야 한다는 사회적 인식에 세뇌된 건지도 모른다.

나는 어떻게 늙게 될까. 사람은 자기중심적이라, 아직 살아보지 못한 시간에 대한 추리력은 생각보다 허약하다. 삶이 언제 어떻게 끝날지 모르지만, 나의 노년은 세월의 흐름에 자유로이 내맡길 수 있으면 좋겠다. 얼굴이나 외모에 나타난 세월의 흔적을 지우려 하기보다는 나와 다른 의견의 사람도 포용하고, 다른 사람의 비판이나 시선 뒤에 숨지 않는 당당함을 마음을 간직하고 살 수 있을까.

얼마 전, 도브(Dove) 회사에서 만든 실험 영상광고들을 유튜브를 통해서 우연히 보았다. 여러 영상 중에서 내가 가장 크게 감동한 것은 ‘진정한 아름다움 스케치(real beauty sketch)’라는 영상이다. 같은 사람의 얼굴을 두 장의 몽타주로 그려서 비교하는 실험이었다. 실제 경찰서에서 오래 근무한 법의학 몽타주 전문가가 참가한 여성이 스스로 자신의 얼굴을 묘사하는 내용을 들으며 첫 번째 그림을 그리고 나서, 그 여성의 얼굴을 본 다른 사람이 설명하는 대로 두 번 째 그림을 그렸다.

완성된 자신의 두 장의 몽타주 그림을 보면서 참가자들이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다른 사람들이 보고 묘사한 말을 듣고 그린 두번 째 자신의 얼굴 그림이 평소 자신이 생각하던 모습보다 훨씬 더 아름답고, 행복하고, 밝아 보였기 때문이었다.

이 광고는 “당신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아름답습니다(You are more beautiful than you think)”라는 문장으로 끝을 맺는다. 이 광고를 보면서 자신의 외모에 자신감을 잃은 노인들에게도 전달하는 의미가 크다는 생각을 했다.

외모 때문에 혹은 자신이 늙었다는 생각 때문에 우울한 사람들이 있다면 유튜브에 들어가 ‘Dove’를 봤으면 좋겠다. 그리고 꼭 기억해야 할 것은 ‘나는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아름답다’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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