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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법정에 선 롯데 일가 5명, 고함치고 외면하고 눈물
신격호 총괄회장 "내가 만든 회사"
지팡이로 법정 책상 내리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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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스]    기사입력 2017/03/20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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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총수 일가의 재판이 20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렸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공판에 출석한 뒤 30분 만에 법정을 나서며 수행원을 지팡이로 내려치고 있다.[뉴시스]
롯데그룹 총수 일가의 재판이 20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렸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공판에 출석한 뒤 30분 만에 법정을 나서며 수행원을 지팡이로 내려치고 있다.[뉴시스]
신동빈·동주는 서로 눈길 안 주고
신영자·서미경은 연신 눈물
“가족들 급여, 영화관 매점 사업 등
신 총괄회장이 직접 결정” 진술


롯데그룹 총수 일가 5명의 20일 법정 조우는 ‘비극’의 한 장면이었다. 형제인 신동빈(62) 회장과 신동주(63)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서로를 외면했고, 아버지 신격호(96) 총괄회장은 아들과 의사소통을 하지 못했다. 이 모습을 지켜본 맏딸 신영자(75·구속)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신 총괄회장과 사실혼 관계에 있는 서미경(57)씨는 연신 눈물을 흘렸다. 2014년 경영권 분쟁 이후 이들은 함께 있는 모습을 보인 적이 없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 김상동) 심리로 열린 이날 재판의 시발점은 ‘왕자의 난’이었다. 뒤이어 롯데 비리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돼 두 당사자인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이 기소됐고 이날 3분 간격으로 법정에 나왔다.

법정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 신 총괄회장의 셋째 부인으로 알려진 서미경씨(왼쪽 둘째 사진부터)가 출석했다. 미스롯데 출신인 서씨는 36년 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또 이미 구속 수감된 신영자 전 롯데장학재단 이사장도 법정에 나왔다. [사진 김상선·김성룡 기자]
법정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 신 총괄회장의 셋째 부인으로 알려진 서미경씨(왼쪽 둘째 사진부터)가 출석했다. 미스롯데 출신인 서씨는 36년 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또 이미 구속 수감된 신영자 전 롯데장학재단 이사장도 법정에 나왔다. [사진 김상선·김성룡 기자]
형제의 경영권 분쟁은 2014년 신동주 전 부회장이 일본 롯데그룹의 주요 임원직에서 해임되고 동생인 신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등의 대표이사로 선임되면서 시작됐다. 신 전 부회장은 아버지(신격호 총괄회장) 등 친족들과 일본에 건너가 동생을 해임하려고 시도했다. 그러나 하루 만에 실패로 돌아갔고 이후 2년간 형제의 싸움은 계속됐다. 이 과정에서 벌어진 폭로전과 송사는 검찰 수사의 증거가 됐다.

이날 서미경씨는 36년 만에 공개적인 자리에 모습을 드러냈다. 미스롯데 출신의 인기 모델이었던 서씨는 1981년 은퇴를 하고 2년 뒤 신 총괄회장과의 사이에서 딸 유미씨를 낳았다. 서씨는 딸과 함께 롯데로부터 급여로 117억원을 받고, 신 이사장과 함께 롯데시네마 영화관 매점 운영권을 헐값에 넘겨받아 770억여원을 번 혐의(배임)를 받고 있다.

재판 시작 20분 뒤 신격호 총괄회장이 나오면서 법정 분위기가 돌변했다. 거동이 불편한 신 총괄회장은 휠체어에 앉아 무릎 담요를 덮고 옆에는 비서와 의료진 등이 대동했다. 그는 재판장이 생년월일 등 기본 인적 사항을 확인하려 하자 “여기가 무슨 자리냐”고 동문서답을 했다. 변호인이 “회장님이 회삿돈을 횡령했다고 검찰이 기소해서 재판을 해야 한다”고 설명하자 “내가 왜 횡령을 했다는 거냐” “저 사람들은 누구냐”고 연신 질문을 했다. 재판부의 질문에는 “어?”라고 되물으며 제대로 답하지 못했다.

신 총괄회장은 근처에 앉아 있던 신동빈 회장을 향해 일본어로 이것저것 묻기도 했다. 일본어로 답하던 신 회장은 대화가 통하지 않자 종이에 글을 써서 필담을 나눴다. 신 총괄회장의 비정상적인 혼잣말이 계속되자 재판부는 퇴정을 허락했다. 법원 직원 등이 휠체어를 밀며 이동하려 하자 신 총괄회장은 “할 말이 있다. 빠꾸(후진)시키라”고 한 뒤 “롯데는 내가 다 만든 회사다. 내가 100% 지분을 가지고 있는데 누가 나를 기소했느냐”고 소리쳤다. 재판부에 삿대질을 하기도 하고 지팡이로 피고인석 책상을 내리쳤다.

결국 신 총괄회장은 법정 출석 30분 만에 먼저 자리를 떠났다. 이 모습을 보던 신동빈 회장은 흰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훔쳤다. 신 이사장도 흐느끼며 두 손으로 눈물을 닦았다. 서씨 역시 안경을 벗고 훌쩍였다. 앞서 서울가정법원은 지난해 8월 신 총괄회장이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부족한 상태라고 보고 한정후견 개시를 결정했다.

재판이 시작되자 신 회장과 신 이사장, 서씨는 자신들의 혐의의 책임을 신 총괄회장에게 돌렸다. 신 회장의 변호인은 “자식 된 도리로서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사실대로 말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운을 뗐다. 이어 “가족들에게 500억원대 ‘공짜 급여’를 줬다는 혐의에 대해 말하자면 신 총괄회장이 가족 급여를 직접 결정했다”고 말했다. 신동빈 회장은 계열사 끼워넣기 등의 방법으로 470억원대 손해를 회사에 입힌 혐의 등도 모두 부인했다.

서씨의 변호인도 “신 총괄회장에게 ‘수익성 있는 새로운 사업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을 뿐이고 사업권을 받는 과정에 관여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신 이사장 측도 “영화관 매점 임대 사업은 시작부터 유지 관리까지 신 총괄회장의 의사에 따라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신 총괄회장의 변호인은 “정책지원본부에 ‘잘 검토해보라’는 차원의 말만 했을 뿐 구체적인 사업에 관여하지 않았다”며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글=김선미 기자 calling@joongang.co.kr
사진=김상선·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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