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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중년부부 트럭커' 제2의 인생 달린다…'내 꿈 펼치렵니다'

'돈 벌고 여행 즐기고 우리 부부 적성에 딱'

'제 2의 인생 출발~'. 트럭 운전석 옆에 올라선 정헌권.최기자씨 부부. 엄지 손가락을 치켜든 환한 모습이 '부부 트럭커'로서의 성공을 예감케 한다. 〈백종춘 기자>

'제 2의 인생 출발~'. 트럭 운전석 옆에 올라선 정헌권.최기자씨 부부. 엄지 손가락을 치켜든 환한 모습이 '부부 트럭커'로서의 성공을 예감케 한다. 〈백종춘 기자>

자녀들이 떠난 빈 집을 지키며 느긋하게 노후를 맞는 시대는 지났다. 새로운 일거리를 찾아 '인생 이모작'에 나서는 중년들이 늘고 있다. 가정과 자녀들을 위해 접어 두고 살았던 꿈을 중년의 나이에 펼치려는 사람들이다.

이같은 새출발은 기대와 설레임을 주고 살아있음을 느끼게 한다.

정헌권(55.LA)씨가 무자년을 맞는 기분이 바로 그렇다.

정씨는 지난 연말 6주 동안의 트럭커(Trucker) 트레이닝을 무사히 마치고 LA로 돌아와 새해를 맞았다.



캘리포니아 애리조나 네바다 등 3개주를 넘나드는 여정은 그야말로 강행군이었다. 10명중 1~2명만이 견뎌낸다는 6주 트레이닝. 과연 트럭커가 되는 길은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못 자고 못 씻고 (집에) 못 가고…. 왜 힘들지 않겠어요. 백인 트레이너 눈치를 살피면서 김치병 뚜껑을 열 때나 좁은 트럭 실내의 2층 침대에 누웠을 땐 '이걸 계속해야 하나'하는 후회도 들었죠."

하지만 후회감에 젖는 것도 잠시. 막상 트럭과 한 몸이 돼 길 위를 달리다 보면 차창 너머 보이는 아름다운 풍경에 다시 마음을 다잡게 된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정씨의 도전은 혼자만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트럭커가 되려는 그의 결심 뒤에는 아내 최기자(48)씨가 있다.

정씨 부부는 지난해 10월 나란히 A종(상업용) 운전면허를 취득했다. 최씨도 남편에 이어 곧 트럭커 트레이닝에 돌입할 계획이다.

단단한 트럭 한 대를 구해 올해 안에 '부부 트럭커'로 함께 활동을 시작하는 것이 이들의 소망이다.

'자녀들을 다 키워놓고 왜 위험한 트럭 운전을 하냐'는 주변 사람들의 만류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까지 가족들을 위해 '안전한 삶'과 타협하면서 정작 스스로는 돌보지 못했었다. 트럭 운전은 여행을 좋아하는 정씨 부부의 적성에도 꼭 맞는 일이었다.

"벌써 자식들한테 용돈 받을 처지가 됐지만 아직 저희 부부는 젊거든요. 진정 해 보고 싶은 일은 하면서 스스로 노후도 책임지고…. 아내와 같이 돈도 벌고 트럭으로 이 세상 좋다는 데 다 가볼 겁니다."

혼자서건 2인1조 팀이건 힘들긴 마찬가지인 장거리 트럭 운전. 외로움과 가정을 제대로 돌볼 수 없는 탓에 20~40대는 엄두도 내지 못한다 한다. 또 마음이 맞지 않고 문화가 다른 동료와 함께 하는 2평 남짓한 트럭 실내는 고통스럽기가 짝이 없다.

하지만 든든한 동반자와 함께 하는 길이 외로울 리 없다. 부부가 함께라면 그야말로 온 천지가 내 집. 사랑 하나면 2평 공간도 대저택이 된다.

겨울이 가고 대자연이 옷을 갈아입을 때 쯤 이들 부부는 거침없이 펼쳐진 프리웨이로 '제2의 인생'을 힘차게 달려갈 것이다.

부부 트럭커로 활동하면?

통상 트럭을 구입해 개인 운전사(Owner Operator)로 활동할 경우 연 소득은 6~7만달러 수준.
그러나 부부가 한 트럭으로 활동할 경우 10만달러 이상의 고소득도 가능하다. 이는 트럭운전자의 1일 최대 운전시간을 11시간으로 규제하는 연방법 때문. 부부가 번갈아 운전대를 잡으면 그만큼 수입이 더 생기는 이치다.

랜초쿠카몽가에서 한인업계 최대 규모의 트럭운송업체 ‘뉴스타 트럭킹’을 운영하고 있는 스티브 안 대표는 “벌써 4~5쌍의 50대 한인 부부 트럭커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면서 “부부가 함께 하기 때문에 심적인 위안은 말할 것도 없고 일정도 어느 정도 조절 가능하기 때문에 적성에만 맞으면 제 2의 인생을 시작하기에 더 없이 좋은 직업”이라고 설명했다.

서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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