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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으로 쓰는 짧은 편지]피아졸라의 탱고 음악

나른한 봄의 피로를 날려줄 피아졸라의 탱고 음악
춤을 위한 배경 음악에서 연주회서 감상하는 음악으로
이효주 피아니스트 / 피바디 박사과정

탱고 음악은 탱고를 즐기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꽤 친숙한 음악이다. 영화 ‘여인의 향기’에서 알파치노가 탱고 음악에 맞춰서 여배우와 춤을 추는 장면은 많은 사람의 인상 속에 남아 있을 것이다. 특히 아르헨티나 또는 스페인을 여행하다보면 길에서 탱고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집시들을 쉽게 볼수 있고, 파티에 가면 간혹 들려오는 음악이기도 하다. 탱고는 아르헨티나에서 시작되었다고 알려져있다.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 사이를 흐르는 라플라타 강 유역의 몬테 비데오, 부에노스아이레스라는 두 도시의 주변에서 생성된 음악으로서 유럽에서 이곳으로 이주한 이주민들로부터 시작된 민족음악이다. 오늘은 탱고음악으로 유명한 한 작곡가를 소개하고자 한다.

아르헨티나의 탱고음악 작곡가이자 반도네온(탱고음악에 많이 쓰이는 일종의 아코디언) 연주자였던 아스토르 피아졸라(Astor Piazzolla, 1921~1992)는 이탈리아 이민가정에서 외동아들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인 빈센테 노니노 피아졸라는 재즈부터 클래식까지 여러 분야의 음악에 관심이 많아, 아스트로 피아졸라는 자연스럽게 다양한 음악들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특히 빈센테가 가지고 있던 탱고 오케스트라 음악에 관련된 기록들은 피아졸라가 탱고음악에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되었다. 뉴욕과 파리에서 클래식 음악을 공부하고 작곡하는 과정중에서도 피아졸라는 끊임없이 새로운 음악 스타일을 창조해내기 위해 고민했다. 그는 1955년 아르헨티나로 돌아와 부에노스아이레스 8중주단을 창단하며 본격적인 탱고음악 작곡활동을 시작한다.

바흐의 대위법부터 라벨과 드뷔시의 프랑스 클래식 음악, 그리고 재즈 등 다양한 음악을 모두 섭렵한 피아졸라는 전통적인 탱고를 자신만의 독창적인 스타일로 바꾸며 누에보 탱고(Nuevo tango)라 불리는 탱고시대를 열었다. 반도네온, 바이올린, 첼로, 더블베이스, 피아노, 기타 등 다양한 악기구성의 실내악으로 연주되는 그의 탱고음악은 더이상 무도장에서만 연주되는 음악이 아닌 음악당에서 연주되는 장르로 발전하였다. 순수 탱고음악을 하는 작곡가와 연주자들은 그의 새로운 시도에 대해 탱고의 전통을 훼손하였다고 비판하기도 하였지만, 피아졸라는 누에보 탱고를 이끄는 선두주자가 되었다.



클래식 음악 연주자들이 쳄버 연주를 위해 레파토리를 구상할 때, 피아졸라의 곡들은 매우 매력적인 작품이다. 그의 곡들은 연주를 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연주를 듣는 관객들에게도 재미를 주고 또 기억에 쉽게 남는 멜로디와 리듬을 가졌기 때문이다. 특히 세계적인 첼리스트 요요마(Yo-Yo Ma)가 그의 동료 연주자들과 함께 연주한 피아졸라의 리베르탱고(Libertango)는 그가 대중들에게 쉽게 다가가고 유명해질 수 있는 큰 계기가 된 곡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요요마의 첼로 선율과 탱고의 느낌을 물씬 풍기는 아코디언소리, 그리고 탱고리듬을 살려주는 피아노와 더블베이스의 리드미컬한 진행을 듣고 있자면 내가 마치 탱고의 고장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있는 것 같은 상상을 하게 만든다.

리베르탱고 이외에 피아졸라의 사계(Four Seasons of Buenos Aires) 역시 그의 탱고음악의 특징을 물씬 풍기는 작품이다. 탱고 리듬 뿐만 아니라 중간중간 나오는 솔로악기의 멜로디는 재즈풍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클래식음악에서 들을 법한 느낌을 준다. 필자도 몇년 전 피아노 트리오 쳄버연주를 했는데, 그때 앙코르 곡으로 피아졸라의 사계 중 ‘봄’을 연주했었다. 마지막 곡으로 재미있고 강렬한 인상을 주기에 적합했기에 이 곡을 선택했고 역시 관객들의 반응은 좋았다. 나른한 봄 날, 피아졸라의 탱고음악과 함께 가벼운 박자에 몸을 맡겨 보는 건 어떨까? 가족, 친구와 함께라면 유쾌함에 졸린 오후 시간의 피로를 날려버릴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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