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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개발은 타운 미래에 꼭 득일까

주민발의안 S는 지난 7일 선거에서 찬반이 뜨거웠다. S의 핵심 내용은 대형 프로젝트의 경우 LA시의회의 승인을 받더라도 2년 동안 공사를 보류하자는 것이다.

S는 부결됐다. 개발에 법적인 제한이 없다는 의미다. 최근 몇 년 동안 LA를 휩쓸고 있는 개발 열풍을 제어할 수 있는 과속 방지턱은 적어도 법적으로는 없다.

한인타운이 생활권인 이들이라면 S가 왜 주민발의안으로 올라왔는지 이해할 것이다. 다운타운부터 한인타운, 할리우드, 보일하이츠 등 LA 전역은 어디선가는 크고 작은 건축공사가 벌어지고 있는 상시 공사 상태로 변했다.

개발 붐에도 수혜자와 피해자가 나뉜다. 대표적인 수혜자는 건물주, 피해자는 세입자다. 오래전 몇백만 달러에 산 건물을 1000만 달러 이상에 팔았다는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들린다.



반면 신축 건물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고급 아파트는 렌트비를 올리고 있다. 개발 붐 속에 렌트비 인상 폭이 제한된 오래된 아파트는 렌트비를 올릴 수 있는 아파트로 신축된다. 이렇게 사라진 아파트는 LA시에서 파악하고 있는 것만 지난해 1372유닛에 이른다.

LA 개발 붐은 현재로썬 전체적으로 한인들에게 득이 더 클 것이다. 하지만 한인 1세대의 은퇴 시점과 맞물려 한인 커뮤니티의 미래에 미묘한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작지 않다.

어찌 보면 지금은 1세대들이 은퇴 목적으로 부동산이나 사업체를 팔기에 적기다. 그렇지 않아도 은퇴 시점을 고민하고 있는 이들이라면 자산 가격이 오른 지금 두 가지 고민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덜 오른 지역에서 새로운 투자를 생각하는 이들에게도 자산 매각 후 타운을 벗어나는 것은 달콤한 선택이다.

타운의 미래를 바꿀지도 모를 또 다른 변수는 타운의 성격 변화다. 이전의 타운은 다운타운과 서쪽을 분리하는 일종의 완충지대였다. 다운타운의 슬럼화가 서쪽으로 번지는 것을 막은 것은 열심히 일하며 내일을 꿈꾼 한인타운이 있었기 때문이다. 불행하게도 이런 타운의 성격을 확연히 보여준 것이 폭동이었다. 타운은 폭동의 서진을 막는 방어막이었고 경찰의 저지선은 이를 분명히 드러냈다.

타운도 다른 곳처럼 그 성격이 지리적 위치에 어느 정도 묶여있을 수밖에 없다. 다운타운의 재개발과 성장이 시작되자 타운의 성격도 바뀌기 시작했다. 슬럼화를 막는 완충지대에서 번영을 이어주는 다리로 바뀌었다. 타운에 타인종 고객과 거주자가 늘면서 타운의 지역적 가치가 오르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주류자본의 관심과 유입도 증가했다. 재개발 초기 발 빠른 일부 한인들은 다운타운이 뉴욕의 맨해턴처럼 될 것이라며 투자에 나서기도 했다. 다운타운의 개발 열기는 이제 타운에 확연히 자리 잡았다.

개발과 성장은 지금까지 타운을 일군 한인들에게 이익을 남길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개발과 성장이 바꿀 한인 커뮤니티의 모습도 이익일 것인가는 단언하기 어려워 보인다. 한인 1세대들이 부동산과 사업체를 매각하고 나가고 주류 자본이 이를 사면서 들어오는 사례가 늘고 이런 사례가 일정한 흐름을 될 정도라면 아주 멀지 않은 시기에 한인타운의 성격은 바뀔 것이다.

1세의 은퇴와 높아진 타운의 가치, 주류자본의 이익이 맞물려 돌아가면 최악의 경우 겉으로는 한인타운이면서 속으로는 한인타운이 아닌 상황도 생각할 수 있다. 혹시라도 한인 시장과 고객은 있지만 한인 사업주와 건물주는 점차 줄어드는 상황으로 가는 것인지는 아닌지.

주민발의안 S 부결은 호불호를 떠나 다수가 현재의 속도대로 LA가 개발되기를 원한다는 뜻이다. 한인타운도 개발의 중심에 있을 것이다. 그 미래가 커뮤니티에 이익이 되게 하는 방법은 뭘까. S의 부결이 던지는 물음이다.


안유회 논설위원 ahn.yoohoi@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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