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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대법, 추방 위기 한인 구하나

뉴욕 출신 40대 남성 상고심에 관심 집중

변호사 잘못된 조언으로 마약 유죄 인정
뒤늦게 추방 대상 알게 돼 법정 투쟁 시작
LA타임스 사설 "다시 재판 받을 기회 줘야"


변호사의 잘못된 조언으로 추방 위기에 놓인 뉴욕 출신 한인 남성에 대한 연방대법원 상고심이 시작돼 미 전역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법원은 테네시주에서 마약 판매 혐의에 유죄를 인정해 실형을 선고받은 재 이(Jae Lee.48.사진)씨가 제기한 상고심의 구두 변론을 28일 진행했다.

영주권자인 이씨는 지난 2009년 테네시주에서 마약 판매 혐의로 기소돼 유죄를 인정한 뒤 1년 1일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마약 범죄는 연방 규정에 따라 유죄가 인정될 경우 추방 대상이다. 하지만 이씨의 변호사는 당시 이러한 규정을 몰랐고, 이씨에게 추방은 당하지 않을 것이라며 검찰이 제시한 형량 협상을 받아들이라고 조언했다. 정상적인 재판을 받을 경우 최대 3~5년의 실형이 예상되지만 검찰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마약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면 1년 정도로 형을 감해주겠다는 것이 검찰의 제안이었다.



추방은 당하지 않는다는 변호사의 말을 믿은 이씨는 유죄를 인정했다. 하지만 이씨는 복역 기간이 끝난 뒤 추방되는 수감자들이 모인 교도소에 재수감됐고, 이후 자신이 추방 대상자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 그때부터 이씨는 유죄 인정 번복 신청을 하며 항소 절차를 시작했다.

이씨는 13세 때인 1982년 부모와 함께 한국에서 뉴욕 브루클린으로 이민온 뒤 고등학교를 마치고 테네시주 멤피스로 이주했다. 이씨는 그곳에서 식당을 운영하며 정착했다. 그러나 마약을 하기 시작했고, 2009년 1월 경찰이 수색영장을 발부받아 이씨의 집을 급습해 엑스터시 88정과 마리화나, 현금 3만2000여 달러, 그리고 권총 한 정을 압수했다. 검찰은 이러한 증거를 바탕으로 이씨를 기소했다.

이번 상고심의 핵심은 이씨가 검찰과의 형량 협상 과정에서 유죄를 인정해도 추방되지 않는다는 변호사의 잘못된 조언에 따라 받아들인 결정에 대해 과연 대법원이 무효 판결을 내릴지 여부다.

대법원에 앞서 이씨의 항소를 다룬 제6순회 연방항소법원은 압수된 마약과 정황 등의 증거를 들어 이씨가 정상적인 재판을 받았어도 유죄가 확정됐을 것이라며 기각했다.

이번 사건에 대한 각계의 반응은 팽팽하게 갈리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현재 이번 사건에 대해 앨라배마 등 20개 주가 항소법원의 결정이 유지돼야 한다는 법정 의견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일부 지역 항소법원은 그동안 이와 유사한 재판에서 이민자의 손을 들어줬다고 AP통신은 덧붙였다.

일부 언론은 이씨가 추방돼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LA타임스는 이날 사설로 이씨의 대법원 상고심을 소개하며 "현재의 상황만을 감안해 정식 재판을 해도 유죄라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며 "재판에서 배심원들이 증거를 인정하지 않을 수도 있고,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도 있다. 대법원은 항소법원의 판결을 무효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형사정책 싱크탱크 '카토인스티튜트'의 팀 린치 디렉터는 의회 전문 매체 더힐에 게재한 기고문에서 "대법원은 '결과가 뻔하기 때문에 (이번 사건의) 재심은 필요없다'는 정부 측 주장을 거부해야 한다"며 "헌법으로 보장된 재판 받을 권리를 이씨에게 주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씨와 유사한 사례로 볼 수 있는 지난 2010년 '파디야 대 켄터키주(Padilla vs. Kentucky)' 사건에서 대법원은 마리화나 혐의에 유죄를 인정한 호세 파디야의 변호사가 추방 가능성에 대해 잘못된 정보를 제공했다며 범죄 피의자의 변호인은 의뢰인에게 정확한 추방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 판결로 파디야는 형사 재판을 다시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에 앞선 1984년 '스트릭랜드 대 워싱턴(Strickland vs. Washington)' 사건에서는 '잘못된 변론'으로 인한 상고심은 잘못된 변호라는 것을 증명해야 하고, 또 그러한 잘못된 변론이 재판 결과를 좌우했다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이번 사건에 대한 대법원의 최종 판결은 오는 6월 말쯤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신동찬 기자 shin.dongcha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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