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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이냐 금연이냐?" 담배와의 전쟁 시작

한 달 담배값, 최신형 중형세단 리스 가격
이미 '사재기 절약'…잔뜩 구입한 사람도

4월은 잔인한 달, 드디어 본격적인 담배와의 전쟁이 시작된다.

캘리포니아에서 4월 1일부터 담뱃값이 한 갑당 2달러씩 대폭 인상된다. 이에 따라 상당수 흡연자는 심각한 고민에 휩싸였다. 더 비싼 돈을 주고서라도 기호품인 담배를 계속 피울 것인지 아니면 이번 기회에 아예 끊을 것인지, 양자택일의 순간에 놓였기 때문이다. 이 와중에 소규모 담배 가게들은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격으로 손님이 줄어들고 업소운영에 심각한 타격이 예상된다며 울상짓고 있다. 각자가 처한 입장에 따라 전혀 다른 반응들이 나오고 있다.

▶흡연파

갑당 2달러 추가 인상. 그러나 죽어도 담배는 끊을 수 없다는 결사 흡연자에게는 큰 장애물이 아니다. 조금 담배를 줄이는 절연까지는 양보할 수 있지만 금연은 곧 죽음과 같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지난 11월부터 '전투태세'에 돌입했다. 여윳돈의 대부분을 담배 사재기에 쏟아부었다. 선거가 끝난 뒤 지난 4개월 보름 정도 기간 동안 한 흡연자는 약 30보루를 사 모았다. 한 보루에 20달러씩만 절약했다고 쳐도 600달러가 절약된 셈이다. 물론 담배판매 업소 가운데는 거의 투기를 한 곳도 있다. 지금까지 3000보루를 사재기했다면 4월 이후에 판매할 경우 6만 달러의 차익이 발생한다.

한인 흡연자들이 즐겨 찾는 담배 브랜드는 현재 대개 갑당 6~8달러 수준이다. 내달 1일부터 8~10달러. 하루에 1갑씩 태운다고 가정하면 한 달에 240~300달러의 지출이다. 최신형 중형세단 한 달 리스가격에 해당된다. 하지만, 이들은 다른 가계 지출을 줄여서라도 흡연은 고수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가격이 올랐다고 싸구려 담배로 갈아탈 수 없다는 것이 흡연자들 대부분의 반응이다. 담배는 기호품 성격상 사용자가 특정 제품을 선호하는 현상이 강하기 때문이다.

빌 정(42)씨는 "지금도 갑당 1.99달러에 판매되는 제품이 있지만 맛이 다르다"면서 "가격 인상 때문에 조금 부담은 되지만 계속 펴왔던 제품을 그대로 구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담뱃세 인상 외에도 최근 들어서는 담배회사에서 매년 봄·가을 두 차례에 걸쳐 소폭씩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어 흡연자들의 부담은 시간이 지날수록 늘어날 전망이다. 담배가 더 이상 서민들이 즐겨 찾는 기호품이 아닌 부유층을 상징하는 제품으로 바뀔 수도 있다는 예측까지 나오는 배경이다.

▶금연파

담배에 비교적 중독되지 않았거나 재정적 압박이 강한 흡연자의 경우 담배세 인상 주민발의안인 프로포지션 56이 통과되면 담배를 끊겠다고 선언한 사람이 적지 않다. 실제로 이왕 끊을 거라면 일찌감치 끊는 것도 괜찮다며 작년 말부터 금연을 시행하고 있는 흡연자도 있다. 4월1일부터 금연자는 더 많아질 것이라는 게 금연관련 기관이나 단체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LA한인타운 8가와 카탈리나 코너 쇼핑몰에 위치한 담배업소를 5년째 운영하고 있는 유화정(여)씨는 "상당수 손님이 4월부터는 담배를 끊어야겠다고 말씀하신다"면서 "세금 인상으로 서민과 영세업자만 피해를 보는 것 같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이제 담배장사로 돈 버는 시대는 끝난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로서리나 리커스토어에서 담배판매를 중지한 곳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로 파악됐다.

이미 사놓은 담배는 다 피운 뒤에 금연하겠다는 여유 금연파도 있다. 이들은 2~3개월치 담배는 확보해 놓았기 때문에 이게 다 소진되면 그때 가서 금연해도 늦지 않다는 주장이다.

캘리포니아 공중보건국(CDPH)은 담뱃세 인상 시기에 맞춰 본격적인 금연홍보에 돌입했다. 금연 희망자를 위해 1-800-NO BUTTS(662-8887), 무료 도움전화를 개설했다. 한국어를 포함해 6개 언어로 전문상담가와 통화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별도의 자료가 필요하면 인터넷 주소 www.nobutts.org를 방문해 요청하면 된다.

캘리포니아에서는 주민 9명 가운데 1명꼴인 약 310만 명의 성인이 흡연자로 파악되고 있으며 매년 약 3만4000명의 주민이 흡연 관련 질병 때문에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김병일 기자 kim.byongi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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