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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미주복음방송의 새 출발

[LA중앙일보] 발행 2017/03/30 미주판 9면 기사입력 2017/03/29 17:40

장열 / 사회부 차장

미주복음방송(이하 GBC)이 지난주 운영진을 새롭게 개편했다.

이 방송국은 한인들이 십시일반 내는 헌금과 교회들의 후원만으로 운영되는 비영리기관이다.

한동안 GBC는 사장의 갑작스러운 사임, 재정 문제 등을 두고 잡음이 일었다. 하지만, 목회자로 구성된 이사회는 당시 논란을 '의혹'으로 일축한 뒤 "모든 문제가 해소됐다"고 공표했으나 여전히 물음표는 존재한다.

우선 불거졌던 논란을 보면 설립자가 과거 수십만 달러의 방송국 공금을 개인 용도로 인출했던 정황이 발견됐다. 물론 당사자는 "원금에 이자까지 더해서 메워놓았다"고 했지만 사실 일반 기관에서는 상식적으로 불가한 일이다.

이사회 측은 지난해 들어온 기부금(10만 달러)에 대해서도 "(기부자가) 방송국에 사용하라고 낸 헌금이 아니었다"고 해명했지만 정작 영수증은 '미주복음방송' 명의로 발급됐다. 게다가 이 돈은 곧바로 은행에 입금되지 않았고 이사회도 모르는 상태에서 한동안 개인금고에 보관돼 있었다. 이후 전임 사장이 사임하는 과정에서 일부 직원과 이 돈의 용도를 두고 갈등을 빚어 내부적으로 경위서까지 작성된 사실이 밝혀졌다.

과거 세월호 피해가족 성금 모금 논란도 있었다. 당시 방송국 측은 한인사회로부터 걷은 성금을 보내겠다고 한 단체가 실제 존재하지 않는 기관임이 밝혀지자 광고문구를 슬그머니 삭제한 일도 있었다.

일련의 논란은 분명 재정관리 체계의 부실함에서 비롯됐다. 만약 일반 사회 기관에서 발생한 일이라면 논란의 소지가 될 수 있는 부분이다. 물론 방송국 나름의 이유가 있다 해도 시스템의 개선은 분명 필요하다.

개신교 인구가 다수인 한인사회 특성상 '기독교 비영리 방송국'은 깊은 신뢰를 갖게 한다. 100% 헌금으로만 운영될 수 있는 이유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 기관 이상의 철저한 재정 관리는 필수다. 그 부분이 부실하면 한인들의 돈은 언제든지 샐 우려가 있다.

파장이 커지자 일부 이사들은 한동안 본지 보도 내용과 자신이 직접 발언한 기사 코멘트까지 부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자체적으로 논란을 진화하면서 직원들을 향한 이사들의 발언, 내부 탄원서, 증언 등을 종합해보면 문제를 덮는 데만 급급해 보였다.

전임 사장의 갑작스러운 사임 이유 역시 세간에 의해 부풀려진 측면이 있다 해도 기본적으로 불거진 사실만 놓고 봤을 때 만약 본인(이사들)에게 그런 논란이 발생했다면 별일 아닌 것처럼 치부할 수 있겠는가.

해명 기자회견도 실망스럽다. 이는 오늘날 교계가 언론을 어떻게 인식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논란에 대한 명확한 설명, 심심한 사과,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마련 등의 대책은 모호하고 되레 그 자리에서 교계 기자들에게 신문광고 계약을 제시한 건 저널리즘의 가치를 자본의 힘으로 대체하려 했던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마저 든다.

그동안 방송국에는 활동이 전혀 없던 '이름뿐인 이사'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판을 새롭게 짰다. 방송국에 따르면 교계에서 신망이 두텁다는 인물도 사장으로 선임했다.

어쨌든 GBC는 출발선에 다시 섰다. 새 운영진이 적극적인 쇄신을 통해 방송국을 잘 추스르고 한인사회를 대표하는 기독교 방송으로 거듭나길 진심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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