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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기계·시설에 인재까지…

[뉴스 속으로] 잇따른 기차 탈선 왜?
최근 6개월간 뉴욕·뉴저지서 5차례
과속 사고, 시스템 결함 가능성 제기
노후화된 선로도 미끄러짐 원인 추정

뉴욕 일원에서 기차 탈선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당국은 연이은 사고 발생의 근본 이유와 대책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다. 잦은 사고는 대형 참사의 가능성을 예고하는 셈이지만 이를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잦은 탈선, 기계 결함·시설 노후화 원인=최근 6개월간 뉴욕.뉴저지에서는 5차례의 기차 탈선 사고가 발생했다. 가장 피해가 컸던 사고는 지난해 9월 29일 오전 9시쯤 뉴저지주 호보큰역에서 발생한 기차 탈선 사고다. 역으로 진입하던 뉴저지트랜짓 기차가 선로를 이탈해 승강장으로 돌진, 1명이 숨지고 114명이 다쳤다.

사고 당시 250여 명의 승객이 타고 있던 이 기차는 규정 속도인 시속 10마일의 두 배가 넘는 시속 21마일로 달린 것으로 조사 결과 확인됐다. 사고 원인에 대해 기관사의 조작 실수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기차 노후화로 인한 기계 고장 등도 원인일 수 있다는 추정이 나온다.

과속으로 인한 탈선은 또 있었다. 지난 1월 4일 오전 8시15분쯤 브루클린 아틀랜틱터미널로 진입하던 롱아일랜드레일로드(LIRR) 기차가 속도를 줄이지 못하고 트랙 끝에 있는 범핑 블록을 들이받아 100여 명이 다쳤다.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는 "기차는 시속 33마일로 운행하다가 역에 접근할 때쯤 시속 15마일로 속도를 줄였으나 역에 진입한 후 탈선할 때까지 시속 2~10마일 사이로 속도가 불규칙했다"고 밝혔다. 과속의 명확한 이유는 나오지 않았지만 기계 고장이 유력 원인으로 추정된다.



최근 열흘 새 반복된 맨해튼 펜스테이션 기차 탈선 사고는 과속에 의한 것은 아니지만 시설 노후화가 원인으로 의심된다. 펜스테이션 운영을 맡고 있는 앰트랙은 지난달 24일 오전 9시쯤 일어난 앰트랙 아셀라 고속열차 탈선 사고 원인에 대해 "바퀴가 선로에서 미끄러져 발생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끄러짐의 원인이 선로인지, 기차 바퀴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또 앰트랙은 3일 오전 9시쯤 역시 펜스테이션에서 발생한 뉴저지트랜짓 기차 탈선 사고 원인에 대해 "현재 조사 중이지만 열흘 전 사고 원인과는 큰 관계가 없어 보인다"고 밝혔다. 같은 역에서 발생한 두 사고가 별개의 원인으로 일어났다는 것이 앰트랙의 입장이지만 역을 이용하는 승객들의 생각은 다르다. 낡은 시설이 잦은 사고의 원인이라는 것이다.

지난해 10월 8일 오후 9시쯤 나소카운티 뉴하이드파크역 인근에서 발생한 LIRR 기차 탈선은 인재로 꼽힌다.

당시 LIRR 기차는 예정된 진로로 운행 중이었는데 이 진로를 침범한 선로 작업용 열차와 충돌해 탈선 사고가 발생했다. 이와 관련, 누군가 실수로 선로 변경 스위치를 잘못 조작한 것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대형 참사 우려되지만 정부 예산 투입 뒷걸음질

시설 투자 외면.대형 참사 우려=결국 잦은 기차 탈선은 기계 결함이나 노후 시설이 주요 이유로 여겨진다. 그럼에도 방지 노력은 미미하다.

뉴저지 시코커스역과 맨해튼 펜스테이션을 잇는 허드슨리버 터널 노후화가 대표적이다. 107년 전 문을 연 허드슨리버 터널은 너무 낡아 전면 보수가 시급하지만 새 허드슨리버 터널을 짓자는 '게이트웨이 프로젝트'의 현실화는 요원한 상태다.

뉴욕.뉴저지 정치인들은 잦은 기차 사고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게이트웨이 프로젝트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총 200억 달러로 추산되는 비용 문제가 최대 걸림돌이다. 예산을 연방정부와 지방정부가 각각 절반씩 부담하자는 논의가 있어왔지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교통 인프라 신축 지원 예산을 대폭 삭감, 성사가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결국 원인을 알면서도 마냥 방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이어지는 것이다.

게이트웨이 프로젝트는 맨해튼 펜스테이션 문제 해결에도 연관이 있다. 프로젝트는 현재 펜스테이션 혼잡 문제 개선을 위해 펜스테이션 건너편에 있는 우체국의 일부 공간을 앰트랙 기차역으로 변경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1910년 문을 연 펜스테이션은 63년 기존 건물을 철거하고 68년에 지금의 건물이 오픈했다. 하루 평균 60만 명의 승객이 이용하며 약 1200편의 기차가 출.도착한다. 많은 운행량에 비해 21개 트랙과 11개 플랫폼밖에 없다. 낡은 시설에 기차 혼잡 문제까지 더해져 사고가 잦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기차 노후화도 문제다. 뉴저지트랜짓 기차의 경우 평균 운행 기간이 16년에 달해 잦은 고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주정부의 트랜짓 보조금은 매년 삭감되고 있다. 요금은 오르는데 고장이 잦은 이유다.

기차의 경우 수백 명의 승객을 태우고 운행돼 최악의 경우 대형 인명 피해 가능성이 존재한다. 안전을 위한 투자의 중요성이 크지만 그렇지 못한 현실이 잦은 기차 탈선 사고의 원인이다.


서한서 기자 seo.hanseo@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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