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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나만의 요세미티

이따금 요세미티(?)에서 커피를 마시며 건너 산에 걸린 봄과 여름을 만나보고 온다. 가는 길이 LA에서는 볼 수 없는 돌산들로 둘러싸여 마치 애리조나 주의 어느 산길 틈새를 지나는 듯 새로움에 뿌듯해진다.

이곳 샌퍼낸도밸리에서 시미밸리로 넘어가는 118번을 달리면 요세미티 스트리트(Yosemite Street)가 나타나고 거기 높은 자리에 맥도널드가 있다. 건너 산이 푸르고 왼편으로는 차량의 물결이 힘차게 언덕을 달린다. 꼬리 무는 자동차 물결에서 우리도 저처럼 흘러왔겠거니 하며 한참을 바라본다.

진한 커피 향을 맡으며, 햄버거를 들고 자리를 찾아가는 여인의 얼굴을 훔쳐보기도 한다. 꼬맹이 둘이 엄마의 손에서 눈을 떼지 않고 수다를 떨며 바쁘게 움직인다. 그렇다. 삶에는 먹는 즐거움이 가장 크지 않겠는가. 그런데 갑자기 생각이 엉뚱하게 삼천포로 빠진다. 왜 집집마다 부엌은 하나인데 뒷간은 여럿일까. 왜 변소는 층마다 있어도 식당 없는 건물이 그렇게 많은가.

몸은 먹은 만큼 버려야 하고 마음도 살아온 만큼 버려야 하겠지. 정신적 배설이라 할까. 칭찬하고 욕하며 사랑하고 불평하며 봉사하고 글까지 쓰며 그렇게 신이 준 자유를 누리며 살아왔고 살아가고 있으니.



바쁘게 여닫히는 문으로 꽃 향기가 묻어 든다. 이름 모를 향기에 봄이 실려있다. 그렇겠구나, 엿 한 가락 물에 떨어졌다고 어떠랴마는 그만큼 강물은 달콤해지겠지. 먼 여행을 한 듯 웃음 띠며 돌아온다.

지상문·파코이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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