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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한인 묘비' 단상

며칠 전 가족의 장례식이 있어 로즈힐스에 갔다. 하관식을 하면서 주변의 한인 묘비들을 보니 많은 분들의 이름 뒤에 장로, 집사, 권사 등 교회 직책들이 쓰여있음이 새삼 눈에 띄었다.

평소에도 느끼긴 했지만 다른 인종들은 어떨까 궁금증이 일어 마지막 정리 작업을 기다리는 동안 주변 한 섹션 전체를 일일이 돌아보았다. 그런 교회 직분이나 박사 같은 사회적 직위가 쓰인 묘비는 한인뿐임을 보며 꼭 하려면 그냥 '성도'라고 써도 충분할 텐데 하는 생각을 했다.

왜 그럴까 혼자 생각해 보았다. 물론 고인 자신이 그것을 원했을 리는 없었을 것이고 가족이 하였을 것인데 그렇게 한 가족의 심리를 생각해 본 것이다. 거창한 과시용 장례식이나 값비싼 묘지, 사람들 보는 데서 유별나게 슬퍼하는 것은 평소 부모에게 잘해 드리지 못한 것에 대한 죄책감을 보상하려는 심리겠지만 아마 묘비도 그런 것들 중 하나가 아닐까.

누구나 사후 천국에 가셨기를 원할 것인데 자식들이 보기에도 평소 확신이나 자신감이 없는 생활을 했었기에 이렇게 신앙생활을 잘했노라 하는 것을 추가하여 하나님과 사람들이 알아주기를 바라는 심리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무엇보다도 가장 큰 이유는 과시나 체면, 평소 잘 해드리지 못한 것에 대한 죄책감인 것은 전문가가 아니라도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다.

고인의 의견을 묻는다면 '내가 참으로 원하는 것은 내 장례식에서까지 그런 요란 떨지 말고 있을 때 잘해'라고 말할 것 같다.

김홍식·은퇴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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