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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역정 운명이라는 문재인, 위기상황 뚫고 나갈 의지 키워야 …

[조인스] 기사입력 2017/04/12 12:52

심리학자가 본 대선후보 마음 풍경
『대통령 선택의 … 』 책 낸 김태형 소장

김태형 소장은 “심리가 건강하지 않은 사람 주변엔건전한 사람이 모이지 않는다”며 “우리도 외국처럼공인의 심리분석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형 소장은 “심리가 건강하지 않은 사람 주변엔건전한 사람이 모이지 않는다”며 “우리도 외국처럼공인의 심리분석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명감에 기초한 강박감’(문재인)과 ‘명예욕에 기반한 대권욕’(안철수)의 충돌.

심리학자 김태형(52)씨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간의 대결을 이처럼 표현했다.

심리연구소 ‘함께’의 소장인 그는 『불안증폭사회』 『심리학자, 노무현과 오바마를 분석하다』 등의 책을 썼다.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기 전인 2015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심리에 대해 ‘하기 싫은 배역을 맡아 억지로 하고 있는 상황’ ‘연산군처럼 최측근에게만 의지한다’고 분석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는 최근 『대통령 선택의 심리학』(원더박스)이란 책에서 문재인·안철수 등 대선후보들의 심리를 분석했다. 성장과정과 정치궤적을 토대로 인터뷰·저서 등에서 밝힌 말을 종합해 심리분석한 결과물이다.

그는 “최순실 국정 농단으로 지도자의 심리적 건강이 대단히 중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5월 대선이 문재인·안철수 두 후보의 양강구도로 좁혀진 만큼 이들의 심리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 소장은 문재인 후보를 ‘무거운 짐을 진 사나이’라고 정의내렸다. 정치적 욕구가 강하진 않지만, 시대가 요구하면 ‘소명’을 피하진 않는 양심적인 지사에 가깝다는 것이다.

박정희 독재에 맞선 학생운동 경력, 인권변호사 활동 등 그의 삶 자체가 이를 증명한다. 하지만 동지였던 노무현 전 대통령과 달리, 위기상황을 뚫고 나가려는 의지와 대권욕이 강하지 않은 건 큰 약점이라고 그는 말했다.

“문 후보는 착한 사람입니다. 정치를 하며 사심(私心)에 이끌릴 가능성도 작지요. 하지만 정치인으로선 자신의 정치역정을 운명 탓으로 돌리기 때문에 부모에 떠밀려 억지공부하는 수험생처럼 비칠 수 있어요. 시대가 문 후보를 대권의 길로 계속 떠밀고 있는데, 그 사명감을 강한 내적동기로 전환시켜야 합니다.”

김 소장은 ‘반문(反文) 정서’의 뿌리도 결국 ‘투지와 패기가 없어보이는 이미지’에 있다고 분석했다. 그런 모습이 촛불 정국에서도 그대로 노출됐다고 그는 설명했다.

“용맹한 장수는 적군도 존경하는 법인데, 문 후보는 그런 이미지가 없다보니 확장성에 한계가 있습니다. 갈등상황에서 싸우거나 욕먹는 걸 싫어합니다. 그래서 우유부단 또는 말바꾸기 논란에 휩싸이기도 합니다. 어설픈 보수 코스프레, 반복되는 정계은퇴 발언도 반문 정서에 한몫하고 있지요.”

김 소장은 ‘문재인 대세론’이 깨진 지금, 문 후보의 본격적인 고난이 시작됐다고 했다. “문 후보는 지지율 변동에 취약하기 때문에 짐이 더욱 무겁게 느껴지고, 또 실패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커질 것”이라며 “심리적 안정을 유지하며 더욱 자신감 있게 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인이 된 모범생 안철수, 새정치 구호 보완할 어젠다 필요

김 소장의 분석에 따르면 안철수 후보는 ‘정치인이 된 모범생’이다. 건전한 인생 행보를 걸어왔으며, 기성 정치인과 다른 참신한 이미지도 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착한 아이 콤플렉스’가 있다고 김 소장은 설명한다. 김 소장은 “청년기 이전까지 안 후보는 자신의 욕망을 억누른 채, 부모를 위해 살아왔다”며 “공대를 포기하고 의대를 선택한 게 대표적인 예”라고 말했다. ‘안철수 컴퓨터바이러스 연구소’ 창업은 아버지에 대한 반항 동기가 분출된 사건이었고, 정치 또한 그 연속선에 있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안 후보는 아버지에게 반항하면서도 인정받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명예’를 얻는 것이라 판단했을 겁니다. ‘삶의 흔적을 남기는 것’이 성공이라 할 만큼 명예욕이 강하죠. 기업인으로서 돈보다 명예를 추구했던 그에게 명예욕의 정점은 대권도전입니다. 정치철학은 없지만 도덕성 있는 경제대통령 이미지를 어필할 수 있습니다.”

김 소장은 이런 이유로 “안 후보가 대의에 개인적 욕망이 섞여들지 않도록 자기성찰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강(强)철수’로 변신할 만큼 승부욕과 의지가 강한 정치인이지만, 의욕과다로 오버페이스를 할 가능성이 있다”며 “공허했던 ‘새정치’ 구호를 보완할 구체적인 어젠다를 제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소장은 “두 후보 모두 세상에 피해를 줄 정도의 심리적 문제는 없어보인다”며 “세상을 바꿔야 한다는 국민적 요구에 누가 부응하는지가 선택의 기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글·사진=정현목 기자 gojh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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