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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지금처럼 해선 평통 '존재감' 없다

[LA중앙일보] 발행 2017/04/13 미주판 9면 기사입력 2017/04/12 19:17

김형재 / 사회부 차장

11일 한국 평택 미군기지(캠프 험프리스) 인근 아파트에 사는 친구가 카카오톡을 보냈다. 친구는 "온종일 비행기가 뜨고 내린다. 전투기가 아닌 일반 비행기로 이런 일은 처음"이라며 '4월 북한 선제타격설'을 걱정했다. 친구는 미군기지에 일반 비행기가 오가자 시민권자 소개작전 가능성을 우려했다. 소개작전은 곧 국지전 또는 전쟁을 의미한다.

그는 "미국에 살고 있으니 돌아가는 분위기를 더 잘 알지 않느냐"면서 정보를 요구했다. 한반도 위기설은 미국이 가장 중요한 열쇠를 쥐었다는 전제를 깔았고, 한인은 미국에 살기에 이 분야 식견이 높다는 나름의 평가였다.

제15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이하 민주평통) LA협의회는 이명박 정권과 박근혜 정권 이양기를 거쳤다.

15기 LA민주평통 회장단은 이명박 정권이 대북 강경노선을 지향하자 꿈을 하나 접었다. 이들은 한인 약사회 도움을 받아 각종 의약품을 마련했다. 이 의약품을 북한 어린이 돕기에 쓰려고 방북을 추진했지만, 한국 대통령 눈치를 보느라 포기했다.

지난주 제18기 민주평통 자문위원 후보자 신청이 마감됐다.

미주 협의회 중 LA협의회만 정원의 1.5배를 채웠을 뿐 나머진 모두 미달됐다. 의장인 대통령(박근혜) 파면 이후 민주평통이 필요하냐는 위기론까지 나왔다.

두산백과에 따르면 민주평통은 '조국의 민주적 평화통일 달성에 필요한 제반 정책수립에 관하여 대통령에게 건의하고 그 자문에 응하기 위해 발족한 헙법기관이자 대통령직속 자문기구'이다.

자문위원은 평화통일을 향한 민족의 역량을 결집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

한국 친구가 미주 한인에게 정보를 요구한 모습에서 민주평통 미주협의회 역할을 곱씹어봤다. 미주 한인 자문위원은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 안정에 모종의 역할을 할 수 있다. 해외 자문위원은 각 지역 내로라하는 한인 인사로 구성돼 역량이나 재력도 뒷받침된다. 시민권자는 남북한을 자유로이 오가고, '표심과 후원'을 미끼로 미국 정치인도 불러모을 수 있다.

실제 민주평통 미주협의회는 130개국 43개 해외협의회 중 20개로 규모가 가장 크다. 미주 자문위원 총 1960명이 뜻만 모은다면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주효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미국 주도의 북한 선제타격설이 나오는 현 상황에서 남북한과 미국 정부에 강하게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집단이기도 하다.

하지만 미주 한인 자문위원은 영향력을 스스로 제한했다. 한국 대통령 의중이 가장 중요하다며 한반도 평화를 위한 따끔한 충고(자문)도 포기할 때가 많았다. 한반도 번영을 위한 3자 시각을 드러내기보단 '타이틀'에 만족한다는 지적이다.

UCLA를 졸업한 40대 한 치과의사는 "해외에 나오니 애국심과 민족애가 저절로 생겼다. 한반도 평화를 위해 활동하고자 자문위원이 됐지만 단체 활동에 회의를 느꼈다. 조국 평화를 실천하려는 의지를 찾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18기 민주평통 미주협의회 구성을 앞두고 이성과 지혜를 모으면 어떨까. 한인 자문위원이 남북한을 적극적으로 오가며 대화의 장을 마련하면 위상도 커진다. 때로는 한국 대통령에게 따끔한 충고와 현실적인 조언도 할 줄 알아야 한다. 우리 안의 리그를 벗어나 주류 정치인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의지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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