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대 문단 거목 최재서의 손녀 세번째 소설집 '한인 이야기 끌려요'
인디애나대 수학과 교수 아버지 삶 근거 데뷔소설···두번째 소설 '미국 여성' 플리처상 최종심 후보도
예일대학교 영문과를 졸업 후 코넬대학원에서 석사를 받았은 최씨는 카페테리아 직원.시큐리티 가드.미술 모델 등을 거쳐 '뉴요커' 잡지에서 사실검증원으로 일했다.
1998년 최씨는 아버지의 삶을 토대로 첫 소설 '외국인 학생(The Foreign Student)'을 발표했다. 한국전쟁을 피해 미 남부로 이주한 한인 유학생이 미국인 여성과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를 그린 이 작품으로 아시안아메리칸문학상을 수상했다. 2003년 언론 재벌 허스트의 딸 납치사건을 소재로 한 소설 '미국 여성(American Woman)'으로는 퓰리처상 최종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최씨는 뉴욕타임스의 음식 담당 기자 피트 웰스와 결혼 두 아들과 함께 브루클린에 살고 있다.
인터뷰
-왜 실화를 바탕으로 소설을 쓰나.
“실제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이끌렸다. 실화는 내 상상력보다 더 복잡하고도 매력적이다. 실화에서 영감을 받아서 내가 원하는대로 상황을 바꾸는 이점이 있다. 나는 기자가 아니라 소설가이기 때문에 여기서 자유롭다.”
-데뷔 소설 ‘외국인 학생’이 부모의 이야기인가.
“서울에서 태어나 한국전쟁을 겪으며 통역사로 일하다 미국으로 이주한 척 안은 아버지와 많이 닮았다. 캐서린은 디트로이트 출신인 유대계 엄마와는 무관한 인물이다.”
-첫 소설에 대한 아버지의 반응은.
“매우 좋아하셨다. 아버지는 소설이라는 점을 이해하셨다. 어떤 부분은 자신의 이야기를 떠올렸지만, 결국 중요한 부분은 아버지의 과거가 아니라 허구의 이야기일 뿐이다.”
-세번째 소설 ‘흥미로운 사람’의 이 박사는 아버지와 유사한가.
“수학교수라는 점, 아시아계라는 점이 공통점이다. 책상, 자동차, 옷 같은 사소한 부분을 아버지한테서 따왔다. 다행히도 아버지는 이 교수에게 일어난 일들을 겪은 적이 없다.”
-어린 시절 정체성 혼란을 겪었나.
“자라면서 학교에서 흑인·히스패닉·유대인을 많이 봤어도 아시아계 학생은 별로 보지 못했다. 부모님이 내가 누구이며 나의 개성을 즐기는 법에 자신감을 매우 잘 심어주셔서 정체성 위기가 전혀 없었다. ”
-조부 최재서에 대해 아는 것은.
“영어로 번역된 몇 개의 글을 읽어봤다. 학자로서 할아버지가 남긴 긍정적인 유산과 할아버지를 둘러싼 친일논쟁 모두가 흥미롭다. 할아버지의 삶은 무척 힘들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언제 작가가 되기로 결심했나.
“어려서 여러가지 웃기는 꿈이 많았다. 한때는 유명한 아역 배우가 되고 싶기도 했는데, 그 분야에 재능이 없었다. 어려서부터 항상 글을 써왔지만, 대학에 들어간 후에야 직업으로 생각하게 됐다.”
-한국을 방문했나.
“어렸을 때 처음 간 후, 1999년에 다시 방문했다. 서울의 도시적인 활력과 아름다운 시골 풍경을 사랑한다. 어디를 가든 음식을 즐겼다. 난 비빔밥을 좋아한다.”
-아버지와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어렸을 때 함께 미시간주 맥키낵아일랜드로 가서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녔다. 아주 멋진 여행으로 남아 있다.”
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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