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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주 칼럼]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과 두 개의 헤어 롤

이경주(일맥서숙 문우회)

정말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고 기억에 남을 정도로 인상적이고, 대한민국의 정치사상 큰 핵을 긋는 엄청난 사건이 있은 날이다. 바로 3월 10일, 헌법재판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8:0, 만장일치로 파면을 판결하던 날이다. 이날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준엄하게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라고 판결했다.

어떤 사람들은 8:0의 판결은 공산당에나 있을 수 있는 일이며, 이것은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고 받아들일 수도 없고 승복하지 못한다고 했지만 기네스북에 오를 만 한 사건이다. 즉 헌법 앞에서는 대통령도 법 위에 설 수 없고 만민평등의 법의 권위를 다시 확실하게 증명한 사건이다. 이날의 헌재판결로써 약 3개월간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인한 국정공백과 정치 사회적 대혼란의 단원이 일단락 됐다. 아직 국회탄핵과 헌재의 파면에 대한 찬반세력들이 거리에서 시위를 하고 있지만, 법의 판결에 순복하는 법치국민이 되어 곧 코앞에 다가오는 대통령 선거를 통해서 새로운 비전을 위해 전력하는 슬기로운 국민이 되어야 할 것이다.

대통령을 탄핵 파면 판결하는 역사적인 날 준엄한 법복을 입고 법정으로 들어가는 재판관들의 몹시 굳은 표정들이 보는 이들의 마음을 긴장하게 하고 중진(中震)케 했다.

그중에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검은 세단차에서 급히 내려 총총 걸음으로 법원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TV 대형화면에 클로즈업 되었는데, 아, 어찌 이럴 수 있겠는가? 여자의 머리가 단정하지 못한 것 같이 좀 흐트러 진 머리에 두 개의 헤어롤이 그대로 꽂혀 있는 게 아닌가. 이 실황이 유튜브와 외신기자들을 통해 거의 전 세계에 동영상으로 중계되는 데 이런 실수를, 여성의 몸으로 헌재소장 권한대행이란 막중한 직책과 그 집무를 수행하기가 어렵고, 얼마나 골몰무가(汨沒無暇) 했으면 머리에 헤어 롤을 감은 것을 잊고 등청을 했겠는 가? 그 집념과 책임감이 오히려 보는 사람들의 심금에 전율을 일게 했다. 이런 정신이 세월호 참사와 최순실의 국정농단으로 야기된 대통령의 탄핵과 파면을 판결할 수 있었다고 생각되며, 많은 국민과 함께 진심으로 경탄하며 찬사를 아끼지 않으면서 박수를 보냈다. 그러면서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의 헤어 머리에 비교되는 영상이 상기되어 씁쓸한 마음 금할 수 없다.



벌써 3년 전인 2014년 4월 16일 459명의 귀중한 생명을 빼앗아간 세월호 대참사 때.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정말 이 사건이 최대 국난(國難)이요 긴급함을 인식하고, 어린 학생들의 생명과 연관된 사건으로 촌각을 다투는 절체절명의 시기에 자신의 고고한 올린머리가 아닌, 풀린 머리에 안타깝고 허탈한 헤어롤 정신 같은 모습으로 사건현장에 이르러 사건을 지두지휘를 했었다면, 무한한 국민의 존경과 신뢰와 믿음을 받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운 생각을 하게 된다. 헤어롤 머리와 올린머리를 비교하며 진실과 거짓의 가치관을 가름해 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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