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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돌려받는 3억원, 당선 가능성 0인데 그들은 왜 도전하나

[조인스] 기사입력 2017/04/17 11:32

군소 후보 ‘마이너리티 리포트’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 푸른빛의 화려한 복면을 쓴 한 사람이 기자회견을 시작했다. 예능 프로그램 ‘복면가왕’을 흉내 낸 기호 9번 이재오 늘푸른한국당 대선후보다. 그는 “‘누구 보기 싫어서 누구 찍겠다’는 건 나라의 비극"이라며 " TV든 국민토론이든 광장에서든 후보 간의 복면토론을 제안한다”고 했다.

지지율 0%대에 당선 가능성도 제로에 가깝지만 마이너리티의 전쟁은 어느 대선보다 치열하다. 17일 기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15명이 후보 등록을 했다. 역대 대선중 최다 후보다. 문재인ㆍ안철수ㆍ홍준표ㆍ유승민ㆍ심상정 후보를 뺀 나머지 10명은 여론조사의 선택지에도 들지 못한다.

후보 등록을 하려면 선거공탁금 3억원을 내야 한다. 못 돌려받는 돈이다. 17명 후보가 등록했다가 2명이 포기한 것도 3억원을 못 내서였다. 최종 득표율이 10% 아래면 선거 비용 역시 한 푼도 돌려받을 수 없다. ‘3억원+α’를 써가며 이들은 왜 도전했을까.

5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대선에 처음 출마한 이재오 후보는 “촛불민심이 제왕적 권력을 타파해 나라 틀을 다시 짜라고 했는데, 문재인ㆍ안철수 후보나 그걸 실현할 의지가 안 보인다”며 “현재 유력 후보 가운데 대통령감이 없기 때문에 너도나도 후보 지원을 하게 된 것 아니겠나”고 말했다.

그는 “개헌과 행정구역 개편으로 나라 틀을 새로 짜야 하고 한반도 안보 위기도 문제”라며 “끝까지 (대선을) 완주해 개헌의 중요성을 국민에게 각인시키겠다”고 강조했다. 3억원 공탁금을 비롯한 선거 비용에 대해 이 후보는 “집을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받았다. 부족한 금액은 당 최고위원과 당직자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아줬다”고 답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반대 단체들 중심으로 창당한 새누리당의 후보로 나선 친박계 조원진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을 마녀사냥한 시국을 심판해야 한다”고 했다. 공탁금은 어떻게 마련했느냐를 묻자 조 후보는 “당에서”라고 짧게만 답했다.

보수계열인 통일한국당 후보로 나선 남재준 전 국정원장도 “적폐청산과 정권교체가 아니라 정치교체를 하러 나왔다”며 “국회의원을 200명 이하로 대폭 줄이고 지방권력 카르텔을 막기 위해 3선 연임만 가능하도록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군 참모 출신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파트너십을 이루겠다. 트럼프와 내 생각이 비슷하다”고 했다. 공탁금과 선거 비용에 대해선 “집을 팔고 이사하는 과정에 남는 돈, 사비로 충당했다”며 “평생 나라의 녹을 먹고 살아왔는데 이젠 되돌려 드리겠다”고 말했다.

2011년 11월 국회에 최루탄을 살포했던 김선동 전 의원도 민중연합당 후보로 대선에 도전했다.

나태준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민주화의 진전,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발달, 두터운 부동층 등 이유로 ‘대선에 출마해 자신을 알려보겠다’는 후보가 많이 늘었다”고 분석했다. 나 교수는 그러나 “이전 대선과 마찬가지로 선거일이 임박할수록 선거 비용 부담, 낮은 인지도 같은 문제로 완주 포기를 선언하는 군소 후보도 속속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현숙ㆍ김포그니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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