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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20/20] 리더가 서있는 자리

김완신 편집 부국장

선거 열기가 뜨겁다. 미국은 대선을 앞두고 유력 후보들의 경선이 치열해지고 한국은 총선 공천에 전국민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대통령과 국회의원 선거를 지켜보면서 리더와 매니저의 역할을 생각해 본다. 리더의 역할이 혁신하고 발전시키는 것이라면 매니저의 역할은 관리하고 유지하는 것이다.

대통령과 국회의원을 뽑는 것은 리더를 선출하는 과정이다. 리더는 작게는 한 집의 가장에서부터 한 국가의 대통령까지 다양하다. 가정의 리더가 무능하면 가족 구성원이 불행해지지만 국가의 리더를 잘못 선출하면 다수에게 피해가 간다.

자격을 갖춘 사람이 리더의 자리에 있으면 문제가 없지만 자격을 갖추지 못하는 사람이 리더의 자리에 있으면 문제가 생긴다.



작가 이문열씨는 그에게 있어 가장 '생산적이고 효율적'인 일이 창작이라며 정계 진출을 일축했는데 이처럼 '스스로가 있어야 할 자리'를 아는 것이 필요하다.

봉화마을로 간 노무현 전 대통령과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조지 부시 대통령의 최근 발언을 보면 대통령이라는 자리에 조금은 어색해 했던 그들의 일면을 볼 수 있다.

노 전 대통령은 참여정부 인사들과의 고별 만찬에서 "대통령직이 개성과 맞지 않아 고생했다"고 말했다. 퇴임후에는 시장이나 밥집에 가고 사람 많은 곳에도 다니고 싶다고 했다.

부시 대통령도 위성턴 언론인과의 마지막 연례모임에서 "비행기에서 내리면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바니(애견)가 기다릴 것이다. 고향의 잔디를 만지고 싶다"며 고향 텍사스를 그리워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백악관을 떠나면 '북핵' 등 골치아픈 문제들은 더 이상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대통령에 대한 객관적 평가는 후대가 결정하겠지만 그들에게 대통령직이 상당부분 '개성'에 맞지 않았던 것만은 사실인 것 같다.

한국에서는 새 대통령이 취임했고 미국에서는 차기 대통령을 선출하는 과정에 있다. 이들 대통령들은 매니저가 아닌 리더가 돼야 한다.

한나라 선제 때 승상을 지낸 병길은 매니저와 리더의 차이를 일화로 보여주고 있다. 외출을 나선 그는 길에서 큰 싸움이 벌어져 한 사람이 목숨을 잃은 사건을 목격하고도 그저 갈 길을 갔다. 계속 걷다가 봄철인데도 언덕길을 오르는 소가 더위에 헐떡거리는 모습을 보고는 멈춰섰다. 동행하던 하인이 이를 보고는 사람이 죽는 것을 보고도 개의치 않다가 소를 보고는 근심스런 표정을 짓는 이유를 물었다.

이때 병길은 한사람이 죽은 사건은 지방 병청의 소관이지만 봄철이 너무 더우면 모든 백성들의 농사와 생활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마땅히 승상이 관여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그의 일화처럼 리더는 한 사람이 아닌 만인의 목숨을 관여하는 위치에 있다. 나무 하나하나를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숲을 봐야만 한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을 쓴 스티븐 코비는 "매니저의 역할은 사다리를 올라가는 방법을 지도하는 것이고 리더의 역할은 사다리를 바른 방향으로 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다시 말해 매니저는 '방법'을 알려주고 리더는 '목표'를 결정하는 사람이다.

리더의 자리를 매니저가 대신할 수는 없다. 현재 한국과 미국은 경제.사회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직면해 있다. 두 나라의 대통령들이 진정한 리더로 굳건히 서기를 기대하면서 '리더는 희망을 다루는 사람'이라는 나폴레옹의 말을 떠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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