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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그까짓 사진 한 장 가지고 뭘 그래"

[LA중앙일보] 발행 2017/04/25 미주판 9면 기사입력 2017/04/24 20:24

박낙희 / OC총국 취재팀 부장

한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각 후보들이 선거 포스터를 비롯해 다양한 홍보 경쟁을 펼치고 있다. 각 후보 캠프에선 다른 후보들과의 차별화를 위해 톡톡 튀는 홍보물을 연이어 소개하면서 그 독창성과 기발함이 화제가 되기도 한다.

그런데 한 후보의 이미지 포스터에 사용된 사진이 작가와 상의 없이 무단 사용된 것으로 알려져 소셜미디어 상에서 이슈가 되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자신의 사진이 포스터에 사용된 것을 알게 된 작가가 지난 20일 소셜미디어에 자기 사진이 대선 포스터에 사용됐다며 전혀 상상도 못한 일이라는 내용의 포스팅을 올리면서 알려지게 됐다.

이를 본 다른 사진작가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같은 사실을 공유하면서 지적한 바에 따르면 포스터를 제작한 광고회사가 사진작가와 협의 없이 무단으로 사용했다며 "문제가 커질 수도 있었지만 중재를 해서 현재 수습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진 한 장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데 우습게 생각하면 안된다. 정신없는 선거철이지만 사진 쉽게 대하지 말자"고 조언했다.

다수의 네티즌들은 이와 관련해 적절치 못한 행동을 한 광고회사에 대한 비난과 함께 저작권에 대한 인식 부재를 거론하기도 했다. 특히 사진 한 컷을 위해 작가가 위험을 감수하고 담아낸 작품을 아무리 정신없이 바쁘다고해서 사용출처 링크만 표기한 채 선사용 후협의를 하려고 했다는 점은 대선 광고를 맡은 회사가 한 '실수'라고 생각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처럼 디지털카메라와 스마트폰이 쏟아내는 사진 홍수 속에 저작권 침해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저작권 침해를 적발해 소송을 제기하는 저작권 사냥꾼까지 생겨나게 됐다. 필자 역시 저작권 침해를 당한 일이 종종 있다.

한번은 요리를 좋아하는 아내가 구매한 주방용칼 세트를 촬영해 페이스북에 올린 일이 있었다. 그런데 어느날 지인으로부터 그 사진이 한국의 모 웹사이트 상품 소개 코너에 게재돼 있다는 연락을 받고 확인해 본 결과 무단 사용이었다. 이메일을 보내 저작권 침해 사실을 알렸더니 바로 미안하다며 사진을 내리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이밖에 행사 촬영을 해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들을 출처도 밝히지 않고 해당 단체나 개인의 페이스북에 올리는 경우도 종종 있다.

페이스북의 경우 게시물을 공유(share)하면 출처가 자동으로 밝혀지는데 사진을 다운 받아 본인이 다시 업로드를 하는 식으로 포스팅하면 저작권자가 누구인지 알 수 없게 된다. 아예 작정하고 저작권을 침해하는 사례다.

물론 사진을 공유해도 되겠냐며 사전에 문의를 해오는 경우도 있고 출처를 밝히는 경우도 있지만 극히 일부에 그치고 있다. 한 단체는 지난해 연말행사에서 상영한 홍보영상 가운데 기자의 이름을 거명하며 사진 공유에 대한 감사를 공개적으로 표명한 일도 있다.

사진 무단 사용은 사진가가 쏟은 열정과 시간, 노력, 아이디어, 예술성, 투자비용의 산물을 훔쳐가는 행위나 마찬가지다. "뭘 사진 한 장 가지고 그러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으나 사진은 엄연히 사진사의 고유 창작물로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기 때문에 저작권법까지 마련돼 권리를 보호받고 있는 것이다.

오늘부터 한국 대선 재외투표가 실시된다. 작가들의 저작권부터 시작해 국민 개개인의 권익이 합리적 상식선에서 보호되는 세상을 이끌 지도자가 나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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