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마당] 중국인 청년의 친절함
박원선·라하브라
힘도 들었지만 화장실 볼 일이 큰 문제였다. 다리는 아프고 동네도 안전하지 않아 조급한 마음이 앞섰다. 자식들이 태워주는 차를 타고 편안하게 다니던 때가 그리워 눈물이 핑 돌았다. 두어 시간을 뱅뱅 돌며 헤매다가 너무 지쳐 어느 빌딩 앞 벤치가 있길래 조금 쉴 요량으로 서성이던 참에 한인 청년 같이 생긴 젊은이가 보였다. '한국인이냐'고 물었더니 '차이니스'라고 답했다. 무얼 도와드릴까 하는 표정이어서 서툰 영어로 사정을 얘기했다. 그랬더니 이 청년은 자기 사무실로 안내해 냉수부터 한 잔 권하는데 비로소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키도 크고, 미남에 무척 건실해 보였다. 버스 노선을 찾고 있다고 했더니 스마트폰으로 거미줄 같은 버스노선을 검색해 정류장으로 안내했다. 마침 1시간 간격으로 오는 460번 버스가 딱 도착해 무사히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오늘날 사드 문제로 중국과 관계가 껄끄러운데 이 청년은 민족을 떠나 우리 할머니들에게 무한 친절을 베풀어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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