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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예수보다 '스타 목사' 필요한 교계

[LA중앙일보] 발행 2017/04/27 미주판 9면 기사입력 2017/04/26 18:52

장열 / 사회부 차장·종교담당

최근 LA지역 유명 목사인 P씨가 갑자기 동부의 한 대형교회로 청빙을 받아 떠났다. 부임한 지 6년 만에 다시 적을 옮긴 셈이다.

지난 수년간 미주 교계에서는 청빙 논란이 계속돼왔다. 물론 목사나 교회마다 처한 상황이 달라서 모든 논란을 동일한 잣대로 판단하는 건 무리가 있다. 원인도 제각각이어서 결론이나 대안을 뚜렷하게 도출해내기도 어렵다.

하지만 그동안 각종 논란을 취재해오면서 실제 현장 가운데 교인들이 직접 호소하는 청빙에 대한 의문, 배신감, 박탈감, 실망 등을 듣고 있으면 목사들이 내세우는 명분과 현실은 괴리가 크다.

교인들의 목소리는 매우 실제적이다. 우선 교회의 본질을 교인수나 외형적 규모로 규정하는 건 합당하지 않다. 아마 대다수의 목사도 겉으론 동의할 거다.

그러나 현실은 교회 크기가 암묵적으로 목사의 계층을 나누고 그 기준은 실제 목사의 영향력을 평가하는 무언의 잣대로 작용한다. 그렇기 때문에 청빙은 소위 어느 정도 '급'이 맞아야 가능하다.

큰 교회가 무명의 동네교회 목사를 청빙하는 경우를 봤는가. 이러한 현실은 신학생, 목회자 할 것 없이 '교회 규모=능력'이라는 공식에 함몰되고 무의식 속에 신분 상승을 추구하게 하는 요인이 된다.

청빙이 매번 '상향 이동' 인점도 특이하다. 물론 더 작은 교회로 옮기는 일부의 경우도 있다. 그러나 적어도 교계에서 이름이 오르내릴 정도로 유명세 있는 목사들 중에 '하향 이동'의 사례는 거의 찾아볼 수가 없다.

게다가 청빙시 명분을 내세울 때 "기도한 뒤 결정했다" "하나님의 부르심이다" 등의 확신과 신의 응답은 왜 항상 상향 이동으로만 귀결되는지 의문이다.

물밑에서 이루어지는 청빙과 그 결과에 대한 일방적 형식의 통보 행태도 심각하다. 상대 교회에 대한 배려는 없고 '내 교회'만 중요하다는 이기적 사고가 팽배해서다. 이러한 토양은 목사를 뺏긴 것에 대해 성토를 하던 피해교회가 같은 방식으로 목사를 빼오는 가해교회로 둔갑하게 만든다.

요즘은 '청빙' 대신 '영입'이란 단어가 훨씬 더 적합해 보인다. 개인간의 물밑 협의가 우선되다보니 조건, 인맥, 정치적 관계, 알력 등이 청빙에 영향을 미친다. 서로 미리 다 결정해 놓고 대외적으로만 정식 절차를 밟는 듯한 행태는 사실상 교인들을 기만하는 '쇼'에 가깝다.

만약 청빙을 하겠다면 목사 개인이 아닌 상대 교회 전체에 공식적으로 부탁을 해야 맞다. 목사도 청빙 제의를 받았다면 교인들에게 의견을 물어야 한다. 목사는 계약에 의한 프리랜서가 아닌 엄연히 교회에 소속된 구성원 아닌가.

물론 반대에 부딪힐 수 있다. 그러나 목사가 정말 필요하다면 상대 교회를 향해 청빙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설득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 다음 상대 교회가 교인투표 등을 통해 내리는 결론에 대해서는 청빙 과정이 투명했고 합당한 절차를 따랐기 때문에 양 교회가 합리적으로 수용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오늘날 교계 현실 속에서 만약 예수라면 청빙 받을 수 있을까"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그동안 불거진 논란에 비추어보면 단언컨대 예수 같은 인물은 청빙받지 못할 것이다.

확실한 건 지금은 '스타 목사'가 돼야 영입 1순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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