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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가 해봤습니다] 본지 서승재 기자의 재외선거 투표 체험기

"19대 대통령 내 손으로 직접 뽑았습니다"

집 나설 때 여권 깜빡 잊고 안 가져가 낭패
뉴욕주 운전면허증으로 본인 확인 '통과'
'재외선거인'은 영주권카드 꼭 지참해야
기표소 안에서는 '인증샷' 셀카 금지 주의


제19대 대통령을 뽑는 재외선거가 시작된 25일 오전 6시30분, 취재에 필요한 장비들을 챙겨 서둘러 집을 나섰다. 재외선거 첫날 취재 겸 기자 본인 역시 이날 투표를 하기로 결심했던 터라 플러싱 리셉션하우스에 마련된 뉴욕총영사관 재외투표소로 향하는 길은 약간의 설레임까지 느껴졌다.

오전 7시40분, 리셉션하우스 옆에 마련된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투표소에 들어섰다.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 투표소 개장을 20여 분 남겨 뒀음에도 불구하고 투표소 앞에는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려는 5~6명의 유권자들이 줄지어 대기하고 있었다. 뉴욕재외선관위 관계자와 투표소 사무원들의 분주함은 긴장감마저 느끼게 했다. 드디어 오전 8시, 문이 투표소 문이 열리고 본격적인 투표가 시작됐다.

투표에 앞서 투표소 한켠에 마련된 부스에서 본인 확인 절차를 거쳐야 했다. 주재원이나 유학생 등 국내주민등록이 있는 국외부재자에 해당되는 사람이라면 유효한 여권과 주민등록증 등을 지참해야 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 그동안 수 차례 관련 기사를 쓰며 한인들에게 이를 널리 알리려 애썼지만 급하게 나오느라 정작 기자 본인은 여권을 챙기지 않았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



이대로 선거 취재만 하고 투표를 하지 못한 채 아쉬운 발걸음을 돌려야 하나…. 순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선관위 관계자에게 물었다. 여권과 주민등록증뿐만 아니라 운전면허증 등 미국 정부에서 발행한 신분증도 괜찮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김동춘 재외선거관은 "본인 사진이 부착돼 있고 풀네임과 생년월일이 기재된 신분증이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주민등록이 없는 한국 국적의 영주권자인 재외선거인의 경우 국적확인을 위해 반드시 유효한 영주권 원본을 갖고 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날 투표소에는 영주권을 아예 지참하지 않거나 만료된 영주권 카드를 갖고 와 투표를 하지 못하는 한인들이 종종 눈에 띄었다.

사무원에게 뉴욕주 운전면허증을 건네자 기자에게 본인이 유권자 명부에 등재돼 있는지 여부와 한국의 주소 등을 확인한 후 투표용지와 회송용 봉투를 건넸다.

투표용지에는 후보 등록을 마친 15명의 후보 이름이 기호 순서대로 세로로 기재돼 있었다. 그제서야 투표를 한다는 실감이 났다. 투표소 왼쪽에 있는 기표소에 가서 기표용구로 투표를 한 후 회송용 봉투에 넣었다. 이때 반드시 기표소에 마련된 용구를 이용해야 하며 도장을 찍거나 다른 표시를 하면 무효표로 처리된다.

투표에 참여했다는 '인증샷'을 남기기 위해 기표소 안에서 셀카를 찍으려 했지만 '셀카 촬영 금지'라는 안내문이 눈에 들어왔다.

길이가 무려 28.5cm에 달하는 투표 용지를 회송용 봉투에 넣기 위해서는 일부분을 접어야 했다. 이 과정에서 혹시 투표용지에 찍힌 기표용구의 인주가 접힌 곳으로 번지면서 판독 불능으로 사표가 되지는 않을까 불안했다. 이에 대해 손영호 동포영사는 "개표기 분류 작업에서 판독이 되지 않을 경우 수작업을 거친다"며 "기표와 번진 자국은 육안으로 봐도 명확히 차이가 나기 때문에 사표가 될 가능성은 없다"고 안심시켰다.

기표소를 나와 봉투를 봉합한 뒤 투표소 바닥에 그려진 화살표를 따라 이동한 후 투표함에 봉투를 넣었다. 19대 한국 대통령을 직접 내 손으로 뽑는 순간이었다.

한편 이번 선거는 대통령 탄핵 후 치러지는 보궐선거라는 특수한 상황인 만큼 이날 투표소에는 유권자들의 발길이 문을 닫을 때까지 계속해서 이어졌다. 일부 한인들은 미처 유권자 등록을 하지 못하고 투표소에 와서 무작정 투표를 하게 해 달라고 떼를 써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했다.


서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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