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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식의 레포테인먼트] 은퇴한 박세리 vs 늙은 기자

[LA중앙일보] 발행 2017/04/27 스포츠 3면 기사입력 2017/04/26 22:17

"미국 전역을 혼자서 누비던 때가 어제 같은데 벌써 맏언니 소릴 듣고 은퇴하네요. 하지만 항상 우승만 따지던 과거와 달리 골프 자체를 즐기게 되며 몸과 마음이 홀가분해졌습니다."

한국 골프의 상징으로 남게 된 박세리(40)와 마지막으로 만났을때 들은 얘기다. 이 직후 리우데자네이루 여름올림픽 감독으로 브라질땅에서 '세리 키드' 박인비(26)를 금메달로 견인하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필자가 LA로 온 2000년부터 대회 현장에서 만난 박세리는 당시 최전성기였다. 그렇지만 대회때마다 우승을 목표로 한 탓에 인생을 즐기기보다 '골프치는 기계' 비슷한 단조로운 삶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러나 성적부담에서 벗어난 뒤부터는 한결 여유로운 자세로 후배들에게 성숙한 모습을 과시했다.

박세리는 "최근 한인선수들의 노력에 자극받은 미국.유럽선수들도 엄청난 훈련을 자청하며 실력차이가 줄어들었다"며 LPGA의 국제화로 경기수준과 경쟁이 거세졌다고 분석했다. 자신보다 스무살 가까이 차이 나는 후배들에 대해서는 "대부분 키도 훤칠하고 체격이 받쳐주며 골프실력은 물론 옷도 멋지게 입고 영어도 능숙한 팔방미인들"이라 높이 평가했다.

대회 때마다 40명에 달하는 한인선수들 이름.얼굴을 다 외우지 못하지만 자신이 미지의 길을 개척한데 대한 자부심은 숨기지 않았다. 이어 "한때 나도 장타자 소리를 들었지만 지금은 롱아이언을 잡고 세컨드샷을 쳐야할만큼 코스가 길어졌다"며 숏게임 능력까지 겸비한 사람이 절대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아쉬운 점은 시즌 첫 메이저 이벤트인 팜 스프링스의 ANA 인스퍼레이션(옛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무관에 그치며 '커리어 그램드슬램'을 이루지 못한 것이란다.

끝으로 본인이 가장 듣기 싫어하는 결혼 얘기 대신 "골프장에 새 스타들이 많아졌지만 우리같이 늙은 기자들은 무조건 박세리 팬"이라 덕담하며 헤어진 것이 기억이 남는다.

bong.hwashik@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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