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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꼬리 보수에 답답한 직장 문화 싫어요"

젊은층 한인 직장 피하는 트렌드
열심히 해도 '유리천장' 무력감
"한국식 고용 문화 변해야 윈윈"

"월급은 거의 최소 임금 수준에다 답답하고 고압적인 직장문화는 물론, 아무리 열심히 해도 현지채용 직원들은 또다른 '유리 천장'에 막힙니다."

LA에 거주하는 이수영(29)씨는 1년째 한 무역회사에서 일하고 있지만 곧 직장을 옮길 생각이다. 한달 전 버티기 힘들다는 판단을 하고 이력서를 다시 쓰고 있다. 이씨처럼 대부분의 한인 1.5세 또는 2세들이 한인사회 기관, 기업 내 일자리를 회피하거나, 일을 시작해도 1~2년이 지나지 않아 이직을 고려하는 트렌드가 역력하다.

이 때문에 한국 공관은 물론 한국 지상사들은 직원 구하기에 애를 먹고 있다. 실제로 한 한국 기업의 LA지사는 회계직 직원을 6개월째 못 뽑고 있다. 모집공고를 내도 지원자가 많지 않고, 문의하더라도 급여나 각종 베니핏을 듣고는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직장을 선택하는 청년들에게 가장 먼저 닥치는 것은 '낮은 보수'. 직장 경력을 갖고 있거나 특수한 라이선스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사실상 대부분의 초급 사원은 한인사회에서는 시간당 최저임금에서 12달러의 보수를 받는다. 샌디에이고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지난해 K기관에서 구직 인터뷰를 했던 K모씨는 "처음에 월 2500달러를 제시하길래 '인턴 채용인가요'하고 물어봤다"며 "좀 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해왔다. K씨는 한인사회를 노크했던 주변의 친구들과 지인들 중 70% 이상은 같은 경험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5년 기준으로 미국내 대졸자들의 첫해 평균 연봉은 4만6000달러(전국대학 및 고용주 연합 통계·NACE)로 나타났다. 이 액수도 매년 평균 5.3% 증가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한인 기업들은 한인 청년들에게 사실상 수준 이하의 보수를 제시하고 있는 셈이다.

서열과 학벌, 나이 등을 기준삼는 조직문화도 청년들을 숨막히게 한다. Y사에서 1년 일했던 강모씨는 "사무실내 분위기를 해친다며 머리 염색, 복장, 신발 등에 불문율을 강요해 답답했다"며 "사규에도 넣지 못하면서 일방적인 사무실 문화를 강요하는 것을 이해하기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한인사회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하는 청년들은 유학을 왔거나 어려서 미국 교육을 받았으니 앞으로 능력도 인정받고 승진도 빠를 것이라는 기대를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한국 대기업의 미주지사에서 2년 전 일을 시작한 한모씨는 "모든 것이 서울에서 파견된 임원과 간부들 위주로 운영되며 현지 채용 초급사원의 아이디어는 빛을 보기 힘들었다. 결국 2년이 지나도 초급 사원의 굴레를 벗어날 수 없었다"고 전했다. 심한 경우 5년이 넘도록 초급 사원으로 있다가 퇴사를 결정하는 청년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 한씨의 설명이다.

일부 현지 채용 한인 청년들은 경영진이 오히려 현지 채용된 타인종 직원들은 함부로 대하지 않지만, 한인 직원들에게는 의무적인 회식 참가, 무조건 복종, 주말 카톡 업무 등을 강요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한 이민법 전문변호사는 "비자와 영주권이 결부된 고용의 경우 이런 상황은 더욱 악화될 수 있으며 특히 해당 직원이 소송을 감행하는 경우도 많다"며 "회사 규정과 사무실 문화를 이야기할 때는 원칙에 근거하되 직원의 목소리도 귀기울여 들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 HR전문가는 "커뮤니티의 역사가 길어져도 청년들이 잘 성장해 배출되지 못한다면 결국 인재들이 떠나게 되고 커뮤니티는 발전의 기회를 놓치는 것"이라며 "이들의 목소리를 잘 듣고 공평한 기회와 공정한 대우가 이뤄지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인성 기자 choi.inseong@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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