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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당할 수는 없다…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4·29 폭동 25주년…한인사회 시각 바꿔야
"마치 원인 제공자로서
저자세 취하는 건 문제
피해 당당·강력히 알려야"

주류 사회가 바라보는 1992년 4월 29일 폭동은 '로드니 킹과 흑인사회의 분노'로 요약된다. 언론은 흑인사회의 분노를 다루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한인 자영업소 2300개의 약탈과 방화 피해는 '배경 화면'으로 활용됐다.

A&E 케이블 방송의 'LA 버닝'에 출연한 폭동 당시 총포상 주인 데이비드 주씨는 "총을 들면서까지 한인타운을 지킬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설명했지만, 편집됐다. 25년이 지난 지금까지 피해 당사자인 우리를 분노의 대상으로만 묘사한 것에 화가 치밀어 오른다"고 말했다.

25년이 흐른 최근 한인사회는 4·29 폭동의 원인 제공자인양 주눅 든 모습에서 벗어나자는 목소리가 높다. 명예회복을 요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데이비드 류 LA시의원(4지구)과 연방하원 34지구에 출마한 로버트 안 후보는 10대 때 겪은 폭동의 진실을 잊지 않겠다고 천명했다.

김병수(65)씨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 대학살 원인을 유대인에게 돌리는 이는 아무도 없다. 피해자인 우리는 25년 동안 흑인사회에 저자세로 다가갔다. 이제는 우리가 당한 피해와 기록을 진중하게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대인은 피해자로서 당한 모든 것을 영화, 책, 신문, 인터뷰, 다큐멘터리 등으로 전세계에 알렸다. 우리(한인)는 지난 4반세기 동안 '우리에게도 문제는 있었다'는 식으로 대한 측면이 있다. 흑인사회와 연대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이웃 사회와 협력 차원이지, 원인 제공자로서의 미안함이 결코 아니다"라고 말했다.



4·29폭동 도화선이 미국사회의 구조적인 빈부격차와 흑백갈등이란 사실은 이견이 없다. 흑백갈등의 분풀이 장소가 LA한인타운이었다는 지적도 부인할 수 없다.

차세대 주역인 1.5~2세들은 당시의 아픔을 몸으로 기억한다. 성인이 된 이들은 서서히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이들은 "미국 공권력은 우리를 왜 버렸는가. 한인타운이 불타는데 소방차 한 대 없었다. 미국의 정의란 무엇인가. 한인과 아시아계는 이런 소외를 언제까지 받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제프리 최(33)씨는 "또 당할 수는 없다"고 잘라말했다.


김형재 기자 kim.ia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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