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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우린 왜?" 2세들 고통의 기억 두권 책으로 발간

한인 2세들이 최근 4·29 폭동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을 출간했다. 어렸지만 4·29 LA폭동을 함께 넘어온 이들이다. 책을 펴낸 캐롤 박과 그레이시 김씨는 '1992년 4월은 우리 2세들에게도 그리 따뜻하지만은 않았던 봄날로 기억된다'고 했다. 그럼에도 애써 아픈 기억을 들추어 내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책 '캐시어의 기억(Memoir of a cashier)'을 펴낸 캐롤 박씨에게 4·29 폭동은 이해하기 힘든 아픔 그리고 분노로 남아 있다.

박씨는 "화가 났다. 한동안 내가 왜 이런 상황에 있어야 하는지조차 이해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전형적인 이민 가정에서 자랐다. 박씨의 부모는 흑인커뮤니티가 형성되어 있는 캄튼에서 24시간 오픈하는 주유소를 운영했다.

"10살 때부터 부모님이 운영하는 주유소에서 일을 했어요. 밤새 엄마와 함께 방탄 유리가 쳐진 좁은 주유소에 앉아 있어야 했죠."



그렇게 박씨는 청소년기의 많은 시간을 방탄유리 안에서 보냈다. 흑인으로부터 인종차별적인 발언이나 욕설을 듣는 것은 부지기수였고 늦은 시간 가게를 보다가 바로 눈 앞에서 총격으로 사람이 죽어 가는 것도 목격했다. 어린 소녀가 감당하기 쉽지 않은 일들을 겪어야 했다.

4·29 폭동은 박씨가 12세였을 때 터졌다.

"사건이 터졌을 때도 힘들었지만 그 이후에도 수년이 지나도록 마음 속의 분노가 사그라지지 않았어요. 매년 주류 언론들이 4·29 폭동에 대해 보도했는데 한인사회를 왜곡 보도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한 번도 한인이민자의 이야기가 제대로 조명된 적이 없었죠. 정체성의 혼란기를 겪으면서는 그 상황이 더 화가 났죠. "

박씨의 어린 눈에도 한인사회는 무기력해 보였다.

"한인들은 힘이 너무 없었어요. 목소리를 내지 못했죠. 지금이야 그때보다는 조금 나아졌기는 하지만요. 그래서 책을 쓰기로 결심을 했죠. 조금이라도 목소리를 높이는 데 동참하고 싶어서요."

그는 6년 반이라는 시간을 들여 책을 마무리했다.

"한인 2세들이 과거를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해요. LA폭동과 같은 사건이 왜 일어났는지 알아야죠. 그래야 우리는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으니까요."

캐롤 박씨는 UC리버사이드에서 공부했으며 코리안아메리칸 전문리서처이자 저널리스트로 일하고 있다.

그레이시 김씨는 소설 '부디 엄마를 사랑해 주세요' (Please Love Umma)에 4·29 폭동을 녹여냈다.

"소설의 배경이 1991년부터 1992년까지예요. 4·29 폭동에 대한 내용이 빠질 수가 없죠."

그 역시 당시에는 상황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고 말한다.

"너무 어렸어요. 하지만 무언가 잘못되고 있다는 것은 알았죠. 학교에도 밖에도 나갈 수 없었으니까요. 어른들 역시 불안에 떨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

김씨는 4·29 폭동을 겪어야 했던 힘겨운 이민자의 삶을 주인공인 어린 소녀의 눈을 통해 자연스럽게 녹여냈다.

"소설 속에는 4·29 폭동의 모습이 그대로 드러나죠. 동네 오빠들이 지붕 위에서 총을 들고 방어하는 모습도 있고 비디오 가게에서 일하던 엄마는 4·29 폭동 후 극심한 스트레스가 원인 되어 심장마비로 돌아가세요. 그만큼 우리 사회에 미친 영향은 컸던 거죠."

김씨는 이번 책을 2세 한인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읽어봐 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특별히 한인 2세들을 위한 책을 쓰고 싶었어요. 2세들이 정체성을 제대로 확립하는 데 도움이 되고 공감할 수 있는 그런 책이요. 어디에도 한인 2세가 주인공인 책은 없으니까요. 2세들이 제대로 정체성을 확립해야 이민자를 위한 목소리도 낼 수 있을 거라 봅니다."

그레이스 김씨는 UCLA를 졸업하고 회계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


오수연 기자 oh.sooyeo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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