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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으로 쓰는 짧은 편지] 영원한 스테디 셀러 ‘쇼팽의 발라드’

아름다운 화성과 멜로디와
열정·감수성이 감정선 자극

쇼팽(Frederic Chopin, 1810~1849)은 피아노의 시인이라는 별명을 지닌 폴란드 출신의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이다. 그는 낭만시대의 아름다우면서도 돋보이는 연주 테크닉을 자랑할 수 있는 수 많은 피아노 곡들을 배출했으며 낭만시대 피아노 작품의 대표적인 작곡가로 손꼽힌다. 1831년부터 1842년까지, 프랑스에서 머물렀던 그의 20대 시절, 그는 창작력이 가장 왕성했고, 그의 대부분의 대표작이 그 때 작곡되었다. 당시 굉장히 유명한 피아니스트였던 쇼팽은 프렐류드, 녹턴, 폴로네이즈, 에튜드, 발라드 등 다양한 장르의 피아노 곡들을 작곡하였고, 그의 작품은 지금도 피아노의 메인 레퍼토어로 자리잡고 있다. 그 중 오늘은 그가 남긴 4곡의 발라드(Ballade)에 대해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흔히 우리가 아는 발라드는 한국 대중가요에서는 느린 박자의 낭만적이고 감성적인 ‘러브송’과 같은 노래를 의미한다. 하지만, 발라드는 중세시대 프랑스에서 유행한 시의 한 형식에서 유래된 것으로 오랜 세월동안 변화해온 다양한 형태의 문학과 음악을 지칭하는 용어로 쓰여왔다. 서양음악에서의 발라드라는 장르는 중세시대 프랑스에서 즐기던 민중의 세속음악으로써 유절형식의 흥미로운 이야기를 담고 있는 노래였다. 프랑스에서 시작했지만, 영국, 이탈리아, 독일 등으로 퍼져갔고, 시인들도 꾸준히 많은 관심을 갖는 장르였다. 18세기 말, 악기만으로 연주하는 기악 발라드가 등장을 하는데, 이는 단일 악장으로 이루어진 곡으로 서정적이며 드라마틱한 이야기를 담는 노래(song)같은 구조를 지니는 형태이며, 특히 피아노 발라드가 인기가 많았다. 처음으로 발라드라는 타이틀을 피아노 곡에 사용했던 작곡가는 쇼팽이었으며, 그의 피아노를 위한 4곡의 발라드는 브람스, 그리그, 드뷔시, 리스트, 포레와 같은 피아니스트 작곡가들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다.

가사가 없는 기악 발라드이지만, 발라드라는 의미 그대로 시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쇼팽의 4개의 발라드는 폴란드의 낭만시인 아담 미키에비치(Adam Michiewicz, 1798~1855)의 시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알려져 있다. 쇼팽의 1번 발라드는 미키에비치의 시 ‘콘라드 월렌로드’, 2번은 ‘윌리스의 호수’, 3번은 ‘물의 요정’, 4번은 ‘버드리의 세형제’라는 시의 내용에서 영감을 받아 쓰여졌고 폴란드의 민족적인 열정을 담아낸 시로서 열정적인 젊은 피아니스트 쇼팽의 민족적인 감수성을 자극하여 이야기를 담아내는 ‘발라드’라는 장르를 수면 위로 떠올렸다.

19세기부터 쇼팽의 발라드는 피아노 레퍼토어의 메인 작품으로 자리잡아 많은 사랑을 받아왔으며, 세계적인 피아니스트의 리싸이틀에 자주 등장한다. 마우리치오 폴리니, 크리스티안 짐머만, 예브게니 키신, 아르트르 루빈스타인 등 많은 피아니스트의 쇼팽 발라드 앨범은 꾸준한 사랑을 받아 스테디셀러로 인정받는 앨범들이다. 쇼팽 특유의 아름다운 화성과 멜로디, 충동적인 듯한 꾸밈음 라인, 그리고 예상하기 어려운 화성진행과, 젊은 청년이었지만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만들어낸 그의 깊은 감수성과 발라드에 담겨있는 스토리의 감정선이 그 오랜 시간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게 한 것은 아닐까. 쇼팽의 음악은 특히 자유롭게 연주되기 때문에 연주자에 따라 음악이 조금씩 더 달라질 가능성이 다분하여 여러 앨범을 들어보고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이번 주말에는 여러 피아니스트들의 쇼팽 발라드 앨범을 들어보는 것을 권유한다.



이영은/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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