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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엄마'의 사랑에는 마침표가 없다

박재욱 법사 / 나란다 불교아카데미

부모님의 은혜가 한없이 크고 깊음을 곡진하게 표현하여, 자식들이 새김질해서 보답토록 한 불교경전이 부모은중경(父母恩重經)이다.

범어 원전이 발견되지 않아 위경 시비가 있으나, 한반도에는 일찍이 신라시대부터 전해 내려왔다는 설을 감안하면, 거의 신앙화된 경이니 다름없다.

또한 유가의 '효경'이 부친 중심의 효를 강조한 데 비해, 이 경은 모친의 은혜와 보은을 강조하고 있다. 부모가 한 몸이요, 효와 보은이 동치관계이니 어느 쪽 경중을 가리려는 시도 역시, 부질없다.

특히 '낳(으)실 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로 시작하는 국민가요 '어머니 마음'의 노랫말은, 자칭 국보 1호인 양주동 박사가 이 경을 바탕으로 작시한 것이다.



이 경은 자식들 생의 매 전환기는 물론, 삶 전체를 통한 어머니의 시혜를 열 가지로 나열하고 있다.

첫째, 잉태하여 몸과 마음을 바쳐 지켜주는 은혜.

둘째, 죽음을 각오한 고통 속에서 출산하는 은혜.

셋째, 순산 후에야 비로소 염려를 거두는 은혜.

넷째, 뼈가 상하기까지 젖을 먹여 기르는 은혜.

다섯째, 진자리 마른자리 가려 자식을 누이는 은혜.

여섯째, 쓴 것은 삼키고 단것만 뱉어 먹이는 은혜.

일곱째, 손발이 다 닳도록 고생하며 보살피는 은혜.

여덟째, 자식이 길 나서면 밤낮 근심이 뒤쫓는 은혜.

아홉째, 자식을 위해서라면 물불 가리지 않는 은혜.

열째, 목숨이 다할 때까지 놓지 않는 사랑과 연민.

'눈물은 왜 짠가'(시인 함민복 1962- ) '엄마'의 가없는 사랑과 애틋한 연민이 주는 찡한 산문시이다.

어느 여름날, 가세가 기울어 갈 곳이 없어진 노모를, 아들은 고향의 이모님 댁에 모셔다 드리게 된다. 가는 길에 모자는 설렁탕집에 들른다. 귀를 앓아 고기를 들면 귀에서 고름이 나오는 노모가 고깃국을 먹으러 가자고 해서였다. 서로 설렁탕을 몇 숟갈 떠먹었을 때, 노모가 주인아저씨에게 탕에 소금을 너무 풀어 짜서 그러니 국물을 좀 더 달라고 청한다.

"더울 때일수록 고기를 먹어야 더위를 안 먹는다. 고기를 먹어야하는데… 국물이라도 먹어둬라."

노모는 주인이 갖다준 국물을 아들의 뚝배기에 부어준다. 주인은 애써 외면한다. 민망해진 아들은 그만 따르라며 자신의 뚝배기로 노모의 뚝배기를 툭 친다.

"순간 투가리가 부딪치며 내는 소리가 왜 그렇게 서럽게 들리던지 나는 울컥 치받치는 감정을 억제하려고 설렁탕에 만 밥과 깍두기를 마구 씹어댔습니다."

주인아저씨가 모자가 미안한 마음이 들지 않게 조심, 다가와 성냥갑만한 깍두기 한 접시를 놓고 간다.

"일순, 나는 참고 있던 눈물을 찔끔 흘리고 말았습니다. 나는 얼른 이마에 흐른 땀을 훔쳐내려 눈물을 땀인 양 만들어놓고 나서, 아주 천천히 물수건으로 눈동자에서 난 땀을 씻어냈습니다. 그러면서 속으로 중얼거렸습니다. 눈물은 왜 짠가."

자식에 대한 '엄마'의 사랑과 연민에는 마침표가 없다. 그지없는, 막무가내의 현재진행형이다.

musagus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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