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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시급한 한인타운 정체성 확립

[LA중앙일보] 발행 2017/05/10 미주판 18면 기사입력 2017/05/09 21:02

진성철/경제부 차장

코리아타운은 'LA 한가운데 동떨어진 한인들만을 위한 섬'이라는 오명을 벗고 있다. 한인타운에 분 개발열풍 덕에 1970~80년대 서울 뒷골목이 연상된다는 한인타운을 향한 비아냥은 옛말이 됐다.

지난해 기준으로 한인타운과 인근에서 진행되고 있거나 계획중인 프로젝트만 70여 건이나 될 정도다. 대부분이 주상복합이며 신축 호텔과 미니 콘도 프로젝트도 계획돼 있다. 자본도 한인자본뿐만 아니라 중국계를 포함한 타인종 자본도 급속도로 유입됐다. 대형단지의 아파트와 럭셔리 아파트가 건설되고 부티크호텔, 스페셜티 커피 전문점, 다채로운 비한인 레스토랑들이 줄지어 오픈하면서 한인타운이 다인종 다문화가 하나로 융합 동화되는 진정한 멜팅팟으로 변모중이다.

이런 타인종 유입 현상을 바라보는 한인들은 한인타운이 한인들만의 타운이라는 뜻의 서클K를 벗어나 주류사회에 인정받는다며 좋아하고 한인타운의 업그레이드를 반기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 한가지 간과하고 있는 게 있다.

바로 한인타운의 정체성이다.

인구 구성이 변하고 상권이 바뀌면 LA한인타운의 정체성에도 변화가 생긴다. 실제로 뉴욕이나 시카고의 경우, 기존 한인타운이 상당부분 와해됐다. 우리가 리틀도쿄라 부르는 LA다운타운 북쪽에 위치한 재팬타운도 일본인 거주자와 업주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그나마 재패니즈 빌리지 플라자라는 몰 안의 일본풍 건물과 가끔 일본 문화를 알리는 축제로 명맥만 이어가는 실정이다.

만약 우리가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내버려 둔다면 한인타운의 미래가 리틀도쿄와 같아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드는 대목이다. 그런데 한인타운에는 재패니스 빌리지 플라자와 같은 장소마저 없다는데 심각성을 더한다. 리틀도쿄는 최근 실내체육관인 '부도칸(Budokan·무도관)' 건립을 확정지으며 새로운 랜드마크를 세우게 됐다.

한인타운에는 정체성을 알릴만한 거라곤 올림픽 길에 청사초롱 모양의 가로등과 'KOREATOWN'이라고 새긴 둥근 구모양의 표지석과 보이지 않는 한국 전통문양이 새겨진 건널목 정도만 있을 뿐이다. 한인타운이라고 내세울 만한 랜드마크가 없다.

올림픽과 노먼디 교차로의 다울정 옆에 최첨단 LED 아치형 게이트를 세우고 한인타운으로 통하는 상징적 통로이자 랜드마크로 삼겠다던 '올림픽 게이트웨이'도 무산됐다. 이유는 관리주체인 한미동포재단이 분열로 표류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인이 짓는 주상복합건물은 있지만 우리 손으로 만든 한인타운의 상징물은 없는 셈이다.

LA시 정부 소유 주차장을 무상으로 임대받고 LA일본총영사관과 재력가의 지원과 어린이들부터 노인까지 주민 전체가 힘을 보태며 부도칸은 살아났다. 우리도 힘을 단합해 한국의 멋스러움이나 색을 보여줄 수 있는 상징물 또는 건축물을 만들어야겠다. 정체성을 확립하지 않으면 미래의 한인타운은 리틀 K타운이나 더 심하면 히스토릭 코리아타운이라 써놓은 이정표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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