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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아지매의 모걸음

변성수·OC제일장로교회 원로장로

한글 사전을 보면 모걸음은 "앞이나 뒤로 걷지 않고 모로 걷는 걸음"이다. 내가 6살 때 17살 나이로 연지·곤지에 족두리 쓰고 시집 온 새 아지매(형수를 뜻하는 경상도 말)는 세상에서 제일 예쁜 여자였다.

비단 치마 폭에 아버지, 어머니가 던져 주는 대추, 밤을 받은 것을 본 나는 신부 방에 가서 새 아지매 차마폭을 자꾸 들추며 밤, 대추를 달라고 했단다. 내 나이 50이 되어 한국을 방문하였을 때 들은 얘기다. 새 아지매가 겸상을 아버지께 차려 들여놓고 나갈 때 나는 막내아들이어서 아버지와 상를 받았는데 그때 모걸음으로 나가던 새 아지매를 기억한다.

손자가 인도 선교여행 비용 마련을 위해 거라지 세일을 했다. 손자 친구가 어머니와 물건을 사주려고 왔다. 친구 어머니는 한인이었다. 인사를 하는데 자기 아들을 소개하며 매튜는 '창광'이라고 하며 '창대할 창' 자 '빛날 광' 자라고 설명했다. 잘 이해가 되도록 아들의 이름을 소개하는 아름다운 태도였다.

나는 '모걸음'이 무엇인지, 누구의 이름을 존귀히 여기며 소개할 때의 말의 순서를 가르키지 못하고 딸은 49살, 아들은 45 살이 되었다.



우리 둘은 12시에 손자가 거라지 세일로 700달러를 벌었다는 말을 듣고 집으로 오면서 "알고 있으면 무엇하며, 깨달으면 무엇하며, 행치 못하고 가르치지 못하고 그렇게 살았으니 그 날까지 배울 것도, 가르칠 것도, 행할 것도 이렇게 많은데 우선 할 수 있는 작은 일부터 옳바로 하고 삽시다"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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