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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1인 1표 승자독식의 신화

조원희/디지털부 기자

최근 소셜미디어에는 온통 선거 이야기뿐이었다. 한국 대선과 프랑스 대선이 겹치면서 정말 많은 투표에 관한 뉴스를 봤던 것 같다. 이런 뉴스들을 보면서 나는 한가지 의문점을 가졌다. 과연 지금의 투표방식은 옳은 것일까?

최근에 치러진 선거들에서 민의에 반하는 결과들이 쏟아지면서 투표제도 개혁에 관한 이야기는 전 세계적으로 나오고 있다. 2016년 미국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이 전체 득표수로 보면 더 많은 표를 받고도 패배했다. 미국 특유의 선거인단제도 때문이다. 국민 다수가 원하는 대통령이 뽑히지 못했다. 다수결이라는 민주주의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 깨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선거제도에 대해 비판했다.

지난주 치러진 프랑스 대선에서도 비슷한 비판이 터져나왔다. 마크롱이 당선되자마자 거리에는 사람들이 쏟아져 나와서 반대시위가 벌어졌다. 취임도 하기 전에 퇴임을 하라는 목소리가 생긴 것이다. 많은 사람이 극우후보인 르펜의 당선을 막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마크롱을 뽑았다고 말했다. '최악을 피하기 위해 차악을 선택'한 사람들이 투표에 불만을 가졌다.

비판은 자연스럽게 1인 1표 승자독식제도에 몰린다. 한 사람에게 이름 하나를 쓸 수 있는 표가 주어지고 이름이 많이 나온 사람이 이기는 것이 너무나도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고 있다. 나 또한 한국도 미국도 항상 투표는 승자독식제기 때문에 다른 방법이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투표는 항상 단 하루 동안 모든 사람들이 몰려서 투표를 한 뒤에 단순한 득표율로 모든 것이 결정되는 '한판 대결'에 가까웠다.



그래서 사실 세상에는 다른 투표방법도 많다는 사실을 배웠을 때 망치로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것만 같았다.

다양한 투표방식 중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선호투표제였다. 자신의 선호도를 순위로 나타내는 방식이다. 항상 최선의 선택보다는 차악을 피하기 위한 선택을 했던 지난날의 내 투표를 생각하면 단 한 표로 정치적 의견을 다 나타낸다는 것이 폭력적으로 느껴졌다. 순위를 결정할 때 내 정치적 입장이 더 뚜렷하고 명확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해 큰 매력을 느꼈다.

선호투표제의 여러 장점 중 제일 큰 것은 '사표'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 민의가 최대한 반영된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다.

특정한 후보의 당선을 '막기 위해서' 지지하는 후보가 아닌 다른 후보를 뽑는 경우 또한 많이 줄일 수 있다. 혹은 어차피 질 후보에게는 표를 주지 않는다는 '사표심리' 또한 막을 수 있다. 나 또한 진심으로 지지하는 후보가 아닌 다른 후보에 표를 주며 '전략적 투표'라고 생각한 적이 많았다. 그런 아쉬운 경험은 선호투표제와 함께 사라질 수 있다.

많은 사람에게 생소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이미 호주에서는 널리 쓰이고 있는 방식이다. 미국에서도 메인주는 모든 선거를 선호투표제로 치르고 있으며 오클랜드 또한 시장선거와 시의회 선거에 선호투표제를 도입했다.

한국에서도 2014년 새정치민주연합의 재보궐선거 당내경선에 쓰였다. 선호투표제는 생각보다 가까이 있다.

왜 내가 지지하는 사람이 당선되지 않을까? 누구나 한 번은 가져봤던 의문이다. 답은 투표제도에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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