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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에세이] 금리인상 분석이 단순하지 않은 이유

최운화/유니티은행장

금리가 오르면 우리 생활이 어떻게 될까 하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매우 복잡하고 난해하다. 금리의 원리가 복잡하기도 하지만 수많은 종류의 금리 중 어떤 금리를 말하는지 모르기 때문이기도 하다.

미국에서 쓰는 금리만 해도 기준금리, 연방채권금리, 우대금리, 모기지 금리 등 여러 종류가 있고 세계적으로는 유로금리의 대표격인 라이보금리를 위시해 각 국가의 국채금리 등 대표적 금리의 종류는 수도 없이 많다.

금리는 기간별로도 나눠진다. 하루 동안 사용하는 금리가 있고, 1개월, 1년, 5년, 10년, 30년 등 기간에 따라 금리가 다양하다.

이 중에서 요즘 관심을 받고 있는 금리는 미국의 기준금리다. 이는 연방준비제도의 소속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 (FOMC)에서 정하는데, 매일 은행 간에 자금을 거래할 때 기준이 되는 금리로서 하루만 빌려 쓰는 초단기 금리로 이해하면 된다.



보통 금리하면 이 기준금리를 말하는데 문제는 우리 생활이나 기업활동, 투자에 연관이 있는 금리는 이 기준금리가 아닌 경우가 있다는 데 있다. 예를 들어 가장 관심이 많은 주택융자금리만 해도 기준금리보다는 미국의 10년 만기 연방채권금리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또 주식시장은 런던시장에서 형성되는 리보(LIBOR)금리도 중요한 요소다.

물론 이 금리들이 미국의 기준금리가 변하면 전반적으로 같이 움직이기는 하다. 하지만 기준금리가 0.25% 오른다고 다른 모든 금리가 0.25%의 같은 수준으로 오르지도 않을뿐더러, 다른 금리가 내려가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기준금리가 오르면 어떻게 될까라는 질문에 쉽게 답이 나오지 않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금리는 첫째, 빌려주는 기간이 길수록, 둘째, 빌려쓰는 채무자의 부도 위험이 클수록, 셋째, 물가상승률의 기대치가 높을수록 올라간다. 이 중 첫 번째 요소인 기간에 따른 변동은 시대상황과 상관없이 대부분 일정하고 두 번째 요소인 부도 위험은 각 채무자의 특성이기 때문에 경제현상을 예측하는데 의미가 없다. 따라서 경제현상을 예측하는데 사용되는 금리방향은 세 번째 요소인 물가상승율의 전망이라고 해도 무방하게 된다.

물가상승률이 중장기적으로 높다고 예측되면 중장기금리가 단기금리에 비해 높아져 단기금리와 장기금리의 차이가 커진다. 반면에 물가상승률이 높지 않을 것으로 예측되면 장기금리가 낮아지면서 단기금리와 장기금리의 차이가 줄어들거나 심지어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더 낮은 역전현상까지도 발생한다.

지금까지의 내용을 배경으로 현재 금리상황을 분석해 보면, 일단 단기금리인 기준금리는 올리고 있고 또 계속 올리겠다고 한다. 우리의 사업에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사업자금대출은 주로 변동금리이기 때문에 단기금리 인상과 거의 같은 수준으로 바로 올라간다.

주택의 경우는 장기금리와 연관성이 높다. 경기과열을 막겠다고 단기금리를 올리면 장기적으로 물가상승률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진다. 그러면 단기금리가 올라가는데도 장기금리는 오르지 않거나 더 심한 경우에는 떨어질 수도 있다. 그러면 장기금리에 연동된 주택금리는 그다지 오르지 않게 된다. 단기금리인 기준금리를 올리는데도 주택금리는 오르지 않을 수 있다는 말이다.

주식시장은 기준금리를 올리면 일반적으로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채권시장으로 이동한다. 그러면 채권값은 오르고 주식시장은 하락하게 된다. 여기에 장기적으로 금리인상으로 경기가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면 주식시장은 어느 정도의 침체도 나타날 수 있다.

이렇듯 연방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렸을 때 나타날 수 있는 경제현상은 단기금리 인상이 어떤 분야에 어느 정도의 영향을 미치는가에 따라 많은 경우의 수를 가져온다. 따라서 단기금리 인상을 놓고 단순하게 하나의 결론을 내리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단기금리 인상이 전체 경제에 어떤 영향을 가져올지 종합적으로 분석해서 금리선택과 경기전망을 해야 실수를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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